1. 오늘의 말씀 : 시 141:1-10

1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오시옵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2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 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 3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4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들과 함께 악을 행하지 말게 하시며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말게 하소서 5 의인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의 기름 같이 여겨서 내 머리가 이를 거절하지 아니할지라 그들의 재난 중에도 내가 항상 기도하리로다 6 그들의 재판관들이 바위 곁에 내려 던져졌도다 내 말이 달므로 무리가 들으리로다 7 사람이 밭 갈아 흙을 부스러뜨림 같이 우리의 해골이 스올 입구에 흩어졌도다 8 주 여호와여 내 눈이 주께 향하며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내 영혼을 빈궁한 대로 버려 두지 마옵소서  9 나를 지키사 그들이 나를 잡으려고 놓은 올무와 악을 행하는 자들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10 악인은 자기 그물에 걸리게 하시고 나만은 온전히 면하게 하소서

2. 시작 기도

아버지! 당신의 종이었으나 주인의 집에 수치를 끼치는 자였습니다.
보냄 받은 자의 본분에 무지한 채 나의 뜻 행하기를 즐거워하는 자였습니다.
복음보다 나의 안위를 위해, 진리보다 교회 유지를 위해 행악하던 자였습니다.
그로 인해 죽은 자 되었고 영광의 수레도 황폐케 되었나이다(사 22:18).
오직 한 분 당신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달게 받나이다.
오늘도 아침마다 징계를 받으며 종일 재난받기를 원하옵니다.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는 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자 되기를 원하옵니다.
주여, 종을 불쌍히 여기소서. 종에게 은혜를 베푸사 당신의 얼굴을 내게 비추소서.
그리하면 족하겠나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3. 본문 주해

시편 141편은 '다윗의 시'이며 '여호와여'로 시작되는 탄식시이다.
시인은 하나님이 속히 응답하실 것을 위해 부르짖는다(1절).
그가 부르짖는 기도는 하나님 앞에 분향하는 것과 저녁 제사 같아 매일 드리는 기도이다(2절).
그가 드리는 일상의 기도는 말과 행동, 특히 입술의 문을 지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3절).

시인은 그의 마음이 악한 것에 이끌려 악한 자들과 함께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4절).
그리하여 그들이 유혹하는 '화려한 연회'를 거절한다.
그 대신 '의인'이 자기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 위에 붓는 향유처럼 귀하게 여길 것을 원한다(5절).
여기서 '의인'은 '한 의로운 자'(the Righteous One)로서 하나님을 언표한다.

그러나 그는 악한 자들의 행위에 대항하여 항상 기도한다(5절).
"Yet my prayer is ever against the deeds of evildoers"(NIV).
"그러나 나의 기도는 항상 악인들의 행위들을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관자들은 낭떠러지 밑으로 던져졌고 시인의 말이 달기 때문에 그들은 그 말을 들었다(6절).
6절을 의역하면 아래와 같다.
"악인들이 그들을 정죄하는 자들에게 내어주게 될 때 그들은 그 때 주님의 말씀이 참인 줄을 배우게 되었다"(영어성경 RSV 직역).

그들은 말할 것이다. '사람이 밭을 갈고 땅을 파 일구는 것처럼 우리의 뼈가 무덤의 입구에 흩어졌다'(7절, 쉬운성경).
"They will say, 'As one plows and breaks up the earth, so our bones have been scattered at the mouth of the grave'"(7절, NIV).
개역개정 성경은 "그들이 말할 것이다"가 누락되어 있다.
악인들은 보란듯하고 화려한 삶이 심판을 받아 무덤의 입구에 흩어졌음을 스스로 안다.

그러나 시인의 눈은 주를 향하며 그를 피난처 삼는다(8절).
자기 영혼을 빈궁한대로 내버려두지 않기를 구한다.
여기서 '빈궁하다'는 '무방비상태가 되다' 또는 '벌거벗다'로도 번역된다.
특히 '빈궁하다'(히, 아로우)는 타락이전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은'(히, 아롬)과 동일한 어원이다.
오직 하나님이 도움이 되셔서 악인들의 올무와 함정에서 벗어나기를 구한다(9절).
"악인들은 그들의 그물에 걸리게 하시고 반면에 나는 지나가게 하소서"(10절).

세상에 의인과 악인이 공존한다.
의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생명을 얻은 자이다.
그는 영이신 하나님과 진리 되신 그리스도와 더불어 교제하는 참된 예배자이다.
그는 말씀을 통해 '한 의로운 자'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아침마다 징계를 받으며 종일 재앙을 받는다(시 73:14).
그 징계와 책망을 머리 위에 붓는 향유처럼 귀하게 받아들인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 있어 만물이 벌거벗은 것처럼 그를 심판하고 벌거벗긴다.
하나님 앞에 벌거벗은 자이다. 그러나 벌거벗긴 채 십자가에 달리신 아들 안에서 하나님께 기쁘게 용납된다.
그의 눈은 하나님을 향하며 벌거벗은 비참한 존재는 하나님의 얼굴 안에 감추어진다.
그는 아들 안에서 하나님의 품속에 거한다(요 14:20).

악인은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난 자요 방탕과 욕심으로 행한다(엡 4:18-19).
무엇보다 이들은 하나님의 생명 안에서 사는 의인들을 위협하고 유혹한다.
의인은 비참한 자임을 알고 오직 하나님의 품속에 거하기를 원하나 악인들은 그를 화려한 연회로 끌어낸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떠나 세상의 화려한 잔치에 들어가도록 손을 내민다.

유혹에 넘어간 자는 더 이상 말씀을 통한 징계나 채찍을 달게 받지 않는다.
자기 생각대로 믿으며 행동하며 세상이 주는 진수성찬을 마음껏 즐긴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을 악인들의 운명처럼 졸지에 황폐하게 되고 갑자기 파멸에 던져진다(시 73:18-19).

악인은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 앞에서 자신을 고발한다.
사람이 밭 갈고 땅을 일구는 것처럼 그들의 뼈가 무덤에 흩어졌다고 말한다.
악인은 물론 악인에게 유혹당하여 그들의 악행에 참여하는 자도 이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4. 나의 묵상

나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으나 영생의 도에 무지한 악인이었다.
교회를 다니고 목사까지 되었으나 하나님의 생명을 떠나 방탕과 욕심으로 행하던 자였다.
겉은 분명 그리스도인이었으나 속은 전적으로 악인이었다.

세상에 살 때는 드러내놓고 보란듯하고 화려한 일상을 구했다.
교회 안에서도 보란듯하고 화려한 연회를 구했다.
'한 의로운 자'되시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징계하시고 연단하시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을 머리 위에 붓는 기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말씀을 보고 암송도 했으나 그 말씀이 하나님의 현현이며 심판의 행동임을 결코 알지 못한 것이다.
열심은 있었으나 영적인 소경인 채 열심을 내던 패역한 자였다.
그리스도의 죽음의 만찬보다 자기 의를 내세우는 화려한 연회를 즐긴 자였다.

그런 내 인생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졌다. 시지프스처럼 말이다.
다수가 따르는 성공적인 목회가 낭떠러지로 추락하였다.
그들이 선망하던 성공적인 사역이 잿더미가 되었다.
나는 죽은 자 되었고 나의 뼈는 무덤의 입구에 흩어졌다.
비참한 존재를 가리던 무화과 잎에 다 떨어져 나갔다,

벌거벗은 자 되어 심판의 칼을 받았다.
그런데 그 칼은 인자와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의 손에 들려 있었다.
말씀으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의로 다시 세우셨다(시 94;15).
심판의 무덤에서 하나님과 사귐이 시작되는 성소가 지어졌다(요 2:19).
그 무덤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생명으로 태어난 자가 되었다.
비로소 영이신 하나님과 진리 되신 그리스도와의 사귐, 예배자의 삶이 시작되었다.

나는 오늘도 부르짖는 자가 된다.
하나님 앞에 분향함과 같이 저녁 제사같이 매일 주야로 부르짖는다.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주시고 오직 진리, 생명의 말씀, 영광의 복음만 전하기를 사모한다.
다수의 목회자가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는 현실... 암담하고 암울하기 그지없다.
이들은 현세적이고 보란듯하고 성공하는 목회를 꿈꾸며 동분서주한다.

복음을 알고도 보란 듯한 목회에 사로잡혀 이제는 복음을 무시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들은 쇠락하는 직분, 건물로서의 교회가 우상이 되어버렸다.
하여 벌거벗어 비참한 존재가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들의 결말은 무덤의 입구에서 자기 뼈가 흩어지듯 비참하다.

어제 두 번째로 제주목회자 묵상 모임을 가졌다.
10여명 남짓한 목회자, 사모가 참석하였다. 대부분 10명 안팎의 목회를 하는 분들이셨다.
칠십이 다되어 가시는 어느 목사님은 전날의 설교를 소개하면서 진리를 전하는 목회자의 기쁨과 긍지를 나누셨다.
또 다른 목사님은 수년전부터 영생의 진리를 사모하다 교제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분은 내게 말하기를, 나의 이력과 경력으로 '성공하는 목회'를 가르친다면 많은 목회자들의 몰려올 것이라고 하였다.

화려한 연회를 택할 것인가, 조촐하나 그리스도의 죽음의 제사에 참여할 것인가?
다수가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난 교회 현실에서 생명을 전하는 사역은 참으로 유혹이다.
그래서 다시 십자가로 올라간다. 말씀 앞에서 아침마다 징계를 받는다.
말씀으로 벌거벗은 자 되어, 오직 하나님의 얼굴을 구한다.
평생 거지 나사로로 사는 한이 있어도 생명의 복음만을 전하고자 했던 초심을 생각한다.

복음을 전하는 사역은 화려한 연회와 어울리지 않는다.
화려한 연회를 열망하는 이들로부터 멸시당하고 능욕당하고 죽임 당한다.
어제 교제 모임에 참석하신 목회자들, 이들은 극소수의 성도들과 영생의 공동체를 꿈꾼다.
이들도 나도, 오직 주께만 눈을 향하기 원한다.

하나님 앞에 벌거벗은 자 되어 그 품에 거하기를 원한다.
안식하며 그 날 주신 일에 진지하게 충성을 다한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고 주께로 돌아간다.
나는 주품에서 자유하다. 주품에서 누리는 자유는 진리의 확고한 증거이다

5. 묵상 기도

아버지여...
오랫동안 허탄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는 자, 말씀 앞에서 받는 징계도 재앙도 없었습니다.
그저 보란듯하고 성공하고 풍요로운 그런 연회를 위해 달려왔습니다.
한 때 그것을 이루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때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는 자들이 선망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나의 운명, 악인의 것처럼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것이 자명했습니다.

아버지여...
제게 악인의 심판이 임했습니다.
제가 성취한 사역, 인생, 신앙의 탑이 무너졌습니다.
벌거벗은 자가 되어 공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말씀 앞에서 제 죄악을 보니, 죽기에만 합당한 자였습니다.
하오나 당신의 인자와 긍휼은 한이 없습니다.
심판 중에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심판의 무덤에서 성소를 지으셨습니다.
비로소 영생의 사귐이 이루어졌고 영과 진리의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악인의 유혹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구차한 일상을 버리고 화려한 연회로 손짓합니다.
육신에 속한 모든 자원을 다하여 성공적인 사역을 하라고 합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오직 말씀 앞에서 벌거벗은 자, 비천한 자 되게 하소서.
눈이 주께 향하오니 비천한 자를 당신의 품에 두소서.
거기에서 안식하며 즐거이 충성하나이다.
복음을 위해 고난받는 것을 합당히 여기며 기쁘게 충성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과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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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선교회 #서형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