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대학생들의 사망 원인 1위로 꼽힐 만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 오는 22일 워싱턴침례대학교(총장 장만석 박사)에서 열릴 학술제에는 ‘자살과 목회상담’ ‘가정폭력의 실제’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그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을 짚어보고, 한 개인의 버팀목이 되어야 할 가정의 파괴 문제를 들여다본다.
‘자살과 목회상담’을 강연할 장보철 교수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 내가 기대해왔던 것들이 전혀 소용없다고 느끼거나 이전에 행해왔던 나름의 해결방식들이 더 이상 자신의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의 절망감을 호소한다”며 “이번 강연은 자살이 죄냐 아니냐의 소모전보다 어떻게 하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가, 자살의 유혹에 저항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다루고 희망과 치유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살은 소통의 단절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자살은 자기 자신 즉 개인이 갖고 있는 소망과의 소통의 단절이고, 가족, 타인의 관계와의 단절에서 온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소중함과 미래 속에 베푸시는 소망과 희망을 끈질기게 붙들고 소통할 수 있는 끈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느냐를 다루려고 한다. 소통이라는 것은 내 안에 가치와 의미와의 소통, 나에게 상처를 준 타인이나 문제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장 교수는 “목회자의 경우, 상담을 할 때 단순히 성경이나 죄라는 것을 보여주고 말씀을 제시하거나 자신의 목회 경험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성경말씀이나 목회경험, 신학적 소양으로 그들에게 접근할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며 “목회자 분들도 오셔서 깊은 아픔과 절망의 벽에 부딪힌 그들의 감정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목회 상담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초대했다.
내년 초에 초판될 ‘자살하면 안되는 11가지 이유(두란노, 장보철 교수 저, 가제)’의 일부를 미리 발표하는 강의가 될 것이라고 장 교수는 밝혔다.
한편 이후에 진행되는 박상섭 교수의 ‘가정폭력의 실제’ 강연은 가정폭력의 사례를 분석하고 그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워싱턴 지역 가정상담소나 봉사센터에 들어오는 사례 등을 미루어볼 때 이민 사회 가정 폭력도 심각한 상태로 전체 이민가정의 약 50%가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한국은 50%를 넘어 60%대에 들어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가적으로 가정폭력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약 30년 전 영국을 시작으로, 한국은 10여년 전인 1997년 가정폭력특별법을 지정해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이 적고 심각성이 간과되고 있다. 구타와 폭행, 심지어 자녀 학대와 성폭행까지 이뤄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는 가정들이 예상 외로 많이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
박 교수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폭력이 가정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낮은 자존감, 우울증세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더욱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유발하여 일상생활 적응에 문제를 가져오고, 자녀양육과 관련된 가정 내의 문제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사회적인 문제로 증폭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심각성을 심었다.
박 교수는 “하나님은 가정이 포근하고 바른 장소가 되길 바라셨으나 타락한 인간들은 어둠의 장소, 폭력과 학대, 갈등이 난무한 장소로 전락시켰다”며 “방치하면 문제가 커진다. 먼저 피해자가 숨기지 않고 이야기 해야 하고 주변의 신고정신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11월 22일 오후 12시 30분부터 2시까지 장보철 교수의 ‘자살과 목회상담’ 2시부터 3시30분까지 박상섭 교수의 ‘가정폭력의 실재’ 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소는 워싱턴침례대학교(4300 Evergreen Lane, Annandale, VA 2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