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동조단식에 참여하고 신학자들이 14일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누적된 관행이 빚어낸 비극이요, 이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이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명에는 김상근(연세대), 김영철(생명평화마당), 김정숙(감신대), 김희헌(성공회대), 류장현(한신대), 박일준(감신대), 박재형(한신대), 박창현(감신대), 손성현(감신대), 송순재(감신대), 신익상(성공회대), 심광섭(감신대), 유경동(감신대), 이상철(한신대), 이정배(감신대), 임진수(감신대), 정경일(새길기독교사회문화원), 조경철(감신대) <이상 가나다순> 등이 참여했다.
신학자들은 "우리 국민은 모두 지난 4월16일 오전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로 인한 큰 슬픔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세월호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한 총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침몰 직전에 탈출한 172명을 제외한 그 어느 누구도 구조되지 못했다. 121일이 지난 현재까지 왜 이 배가 침몰하게 되었는지, 왜 아무도 구조되지 못했는지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참사 이후 어떠한 진실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무엇보다 먼저 이 사건의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바로 그것이 이 불행한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정직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고통으로 남아있다"며 "그러나 유가족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부둥켜안고, 이 사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생명을 건 단식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신학자들은 "많은 시민들이 유가족의 고통에 함께 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돈이 생명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 절망과 분노의 시대에 위로와 희망이 되지 못했다"며 "저희 신학자들 역시 시대의 아픔을 몸으로 살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일에 힘을 내지 못했다"고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모습을 지적하며, 자성의 목소리도 전했다.
신학자들은 "이제 우리는 낮은 자리에서 고통당하는 희생자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뼈아픈 맘으로 되새긴다"며 "기독교의 복음은 우리에게 고통의 자리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한다며, 이 작은 참여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진실을 외쳤던 '한국 신학'의 함성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세월호 사태의 진정한 해결은 그 진실을 밝히는 데 있으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서는 그 무엇으로도 이 아픔을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은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우리는 이 문제가 바로 진실을 원하는 세력과 진실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갈라지는 지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