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가 오는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우리 나라는 '2012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수학이 1위를 차지하고 2013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도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한다.
이러한 화려한 성적표와는 달리 우리 학생들의 수학 교육 현실은 암담하다.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 2명 중 1명은 학교 수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학 포기자'다. 수능 시험에서 수험생 10명 중 3명은 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으로 30점 미만의 최하위권인 등 학생간 학력차도 심각하다.
14일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일반고 1658개교의 2013년 수학 성적을 비교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797개교(48.1%)가 수학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에 50졈 미만이었다. 학생 2명 중 1명은 수학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얘기다. 반면 국어와 영어는 평균점수가 50점 미만인 학교가 각각 98개교(5.9%), 349개교(21.1%)에 불과했다. 수학 과목의 학력저하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학교 시험은 배운 교과개념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으로 평균점수 50점 미만이라는 것은 학교수업의 정상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율형사립고등학교가 25개교나 몰려 있는 서울시가 가장 심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 소재 일반고 200개교 중 57.5%인 115개교가 수학 평균점수가 50점 미만이었다. 이는 2012년에 비해 0.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서울시 소재 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수학 평균점수가 50점 미만인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만큼 상급 학교로 갈수록 수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일반고내 학생간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간의 격차가 더 크게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기존 특목고 이외 전국단위 자사고, 지역단위 자사고 등의 학교들이 신설됨에 따라 우수한 학생들이 이들 학교에 더 많이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한 일반고내 학생간 학력차는 더 심화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2014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도 최하위권 학생이 전체의 30%를 넘어서는 등 '수학 포기자' 문제가 심각했다
2014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으로 최하위권 30점 미만인 학생 비율은 수학이 34.1%로 국어(4.6%)나 영어(7.1%)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문과 학생의 수학 최하위권은 38.6%로 학생 10명 중 4명이 사실상 바닥권이었다.
원점수 기준 중위권인 50점대 학생들도 수학이 9.1%로 국어(11.8%)나 영어(13.3%)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등급대라 볼 수 있는 95점대 이상 학생 비율을 살펴보면 국어 6.2%, 수학 2.5%, 영어 3.1%로 수학과 영어가 비슷했다. 만점자도 수학의 경우 4960명, 영어 3644명, 국어 6634로 오히려 영어보다는 만점자가 더 많았다.
임 대표는 "결과적으로 수학의 경우 상위권 학생이 타 과목과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중위권대 학생이 상대적으로 적고 하위권 학생들이 훨씬 많이 나타나는 과목으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과목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수학 포기자가 타 과목에 비해 그만큼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