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합의했지만 일선에서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있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10일 만나 세월호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한데다 야권 내부에서 높아지는 재협상을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추가협상 입장을 밝히면서 세월호를 두고 벌어지는 국회의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세월호 국조특위 소속 여야 간사인 조원진 의원(새누리당)과 김현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국회에서 만나 세월호 증인채택 협상에 들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쟁점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1부속실 비서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난 유정복 인천시장의 증인 출석 여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들 3명에 대한 증인채택 입장을 견지한 반면 새누리당은 반대입장을 고수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줄건 다 줬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협상 전 취재진들에게 "새누리당에게 자꾸 내놓으라고 하는데 우리는 벌써 줬다. 진실 규명에 필요한 증인 채택은 다 해줬다"고 "370여명 정도의 증인 협상을 다 했는데 3명 때문에 청문회를 못 여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에게도 이같이 말하며 "합의를 깨는 의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이 문제(증인 채택)가 합의되지 않으면 지난 7일 협상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김 실장, 정 비서관, 유 시장은 반드시 나와야 하며 나오지 않은 청문회는 반쪽이며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입장 변화를 기다린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두 의원은 오는 11일 오전 11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있기 전 10시께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18일 예정된 청문회를 열기 위해서는 일주일전인 11일에 여야가 증인채택을 확정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 중 일부를 추가 협상할 뜻을 밝혔다. 특별검사 추천권을 얻어내지 못한 협상 결과에 대한 희생자 유가족과 당 내부의 고강도 비판과 재협상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실무 협상을 통해 특검 추천 문제를 다시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추가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주례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 13일 본회의 통과를 합의하면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되는 7명의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합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가족들이 이야기하는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좀 더 고민해보고 진지하게 노력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검 추천에 관해서는 자세히 말은 못 하지만 논의할 구석도 조금 남아있다"고 밝혔다. 양당 정책위의장 간 특별법 실무 협상에서 이 부분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11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이번 합의의 배경과 내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가진다. 박 원내대표는 그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관련 의원들을 만나 설득작업 중이다.
그러나 일부 유족과 대학생들이 새정치연합 당사와 박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이틀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상당수 의원들의 재협상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아직 설득 작업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세월호 국조특위 증인채택 협상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당에서 요구하는 증인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아예 특별법 관련 합의를 '무효'로 돌리고 새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