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음악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제가 처음으로 음악을 접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때의 기쁨과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죠. 주님께 드릴 저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위드(With)의 오택근 씨가 10년 전 그의 1집 앨범을 내면서 밝힌 소감이다.
“1.5세·2세와 소통할 미주 찬양사역자 배출 기대”
“CCM의 영향력 감소는 사역자의 영성 부족 때문”
지난 7일 미국 시카고 알링턴 하이츠에 위치한 MC-TV 사무실에서 오 씨를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기획실장’이란 직책이 적혀 있었다. 한국서 CBS DJ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다 4개월 전 시카고로 온 그는, MC-TV 대표 김왕기 장로와는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 그가 미국행을 한 것은 “같이 한번 일해 보지 않겠느냐”는 김 장로의 권유와, 한국서 오랜 세월 몸으로 부딪히며 겪었던 노하우들을 미주 이민교회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 씨가 음악을 통해 영성을 불어넣는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온지 어언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때 성대결절 수술을 받으면서 사역을 내려놓아야만 했던 아픔의 순간도 있었고, 열악한 CCM계 현실 때문에 남모르게 눈물 흘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연예계의 ‘기획사’같은 개념이 없는 CCM계에서 사역자로 정착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CCM계 사역이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 씨는, “목회가 쉽지 않듯, CCM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CCM 앨범은 많아졌고 가사량은 늘어났지만,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졌습니다. 이는 다변화된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 속에서 크리스천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찬양사역자 개개인의 영성이 깊지 못해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영감을 주지 못하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미술이든 음악이든 ‘아티스트’라면 모름지기 영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근래 나온 대부분의 CCM은 영성보다는 소위 ‘비쥬얼’과 ‘스킬’에만 지나치게 치중된 경향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흉내’는 내는데 자기 것은 없는 모양새죠.”
찬양사역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오 씨는 단연 ‘영성’을 강조했다.
“찬양사역자가 무대에서 한두 곡 부를 때는 표가 잘 안 나지만, 30분 이상 넘어가면 영성의 밑바닥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영성이 깊지 못하다는 말이지요. 이에 반해 송정미 씨나 꿈이있는자유 등 롱런하고 있는 사역자들은 현대 크리스천들이 필요로 하는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자 부단히 훈련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요즘 7월말에 열릴 CBS 창작복음성가대회 본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번 대회는 한국 본대회의 미주 예선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미주 자체적으로 CCM 사역자를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그가 처음 한국서 CCM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CBS 창작복음성가대회에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이번 대회가 단순히 ‘퍼포먼스’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미주 CCM 사역자 양성’이라는 목적을 이루고 참가자들의 꾸준한 발전의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했으면 한다고 했다.
미주 CCM 사역자 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한국서 영향력 있는 CCM 가수들이 미주 집회를 하고 돌아가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물론 그들이 한국적 정서는 갖고 있지만 이민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1.5세나 2세들과는 문화적인 갭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집회 이후 지속적인 문화 사역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5세 2세대들이 교회 안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미주 내에서 자체적으로 CCM 사역자들을 발굴하고, 미주 안에서 세워진 사역자들이 차세대 리더들과의 연결고리 역할도 감당하고 문화적인 필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미국 내 한인교회들이 찬양을 통한 문화의 지평이 넓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동시에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하게 된 12개 팀이 잘 준비되어서 좋은 사역자들로 배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