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회장인 유병언(73, 세모그룹 전 회장)씨가 정치적 이유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도피계획을 총괄했던 헤마토 센트릭라이프 재단 이재옥 이사장은 구속되기 전 신도들에게 "이 정도면 정말 망명하고 싶겠다"는 말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토끼몰이식' 추적에 지친 유 전회장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외 도피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일각에선 유 전 회장이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지난달 말로 검찰이 송치재휴게소 인근의 별장을 급습한 직후라는 점을 주목한다. 때문에 망명준비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망명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급하게 쫓겨 도피방안 중 하나로 보고 시도했다게 일각의 추측이다.
3일, 유씨 일가 비리를 추적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이 우리나라 주재 모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유 전 회장은 정치적,종교적 박해를 들었지만 해당 대사관은 유 전 회장이 단순형사범이라는 이유를 들어 망명을 거절당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세월호의 부실한 관리로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단순 형사범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치적 망명 신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외교부 측에 이 같은 사실을 각국 외교 공관에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망명을 시도한 곳으로 부동산이 많은 프랑스와 구원파 관련 시설이 있는 캐나다일 가능성을 들고 있다. 구원파 신도가 많은 프랑스도 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유 전 회장은 2012년에 경매를 통해 프랑스 남부의 쿠르베피 마을을 약 8억 원에 통째로 사들인데다 장녀인 섬나(48)씨가 살고 있어 그에게 가장 친숙한 국가이면서 유력한 망명지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장녀인 섬나(48)씨가 인터폴 수배로 구속된데다, 유 씨의 장남 대균(44)씨도 참사 직후 프랑스로 떠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캐나다는 구원파 수련시설이 있어 예상되고, 필리핀 또한 구원파 신도들이 많아 정착에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망명에 대해 밀항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자신을 쫓는 검경추격팀의 시선을 흐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망명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대사관으로 가거나 해당 국가에 체류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구원파 신도는 유 전 회장이 순천에 이동한 이유도 여수에서 밀항선을 타고 필리핀으로 가기 위한 것으로 보고있다. 필리핀은 치안이 열악해 범죄자들이 많이 도주하는 곳으로 꼽히고, 구원파 수련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어 현지 신도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점이다.
검찰은 검찰은 망명을 빙자해 유병언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돕는 것 역시 범인 도피로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 전 회장의 도주지원을 총괄하는 여신도인 일명 김엄마 체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방선거 이후 금수원 재진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