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가 최근 이뤄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의 만남을 "세계 교회에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은 최근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던 중 2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와 만나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만남에 대해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교황과 총대주교가 만난 것은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를 넘어 세계 교회와 전체 에큐메니컬 운동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총평했다.
두 지도자의 만남이 보도된 즉시 발표한 성명에서 트베이트 총무는 "선대 지도자들의 50년 전 만남에 이어 교황과 총대주교께서는 일치를 향한 교회의 소명을 다시금 확인하고자 만남을 가졌고, 이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며 "이는 진정한 다양성 안에서의 연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가톨릭과 동방정교회는 1054년 종교적 원칙 문제에 대한 갈등으로 관계를 단절했으며, 50년 전 교황 바오로 6세와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가 900년 만에 처음으로 회동하면서 교류의 첫 물꼬를 텄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의 만남은 그로부터 50년 만에 이뤄졌다.
이날 교황과 총대주교는 공동의 선언문을 통해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연합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러한 선언을 특히 의미 있는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WCC는 많은 개신교단들과 성공회, 루터교회, 정교회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로마 가톨릭은 회원은 아니지만 WCC 내 신앙과직제위원회를 비롯한 다양한 산하 조직에서 협력해서 일하고 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번 만남이 작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WCC 제10차 총회에서 결의된 교회 일치를 위한 노력에 부합하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지난 WCC 총회에서 우리는 세계 교회 안에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한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정교회는 물론 가톨릭 지도자들 역시 참석했었다. 우리가 총회에서 받았던 영감이 이번 두 지도자들의 선언으로 더욱 확고해졌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중동 국가들을 순방했으며, 이는 전임 교황들인 바오로 6세,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네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