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기업을 향한 시대적 소명, 그리고 기독교의 역할’

 

▲기독경영연구소의 창립 15주년 기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기독경영연구원(이사장 이장로 교수)이 창립 15주년을 맞아 4일 오후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일과 기업을 향한 시대적 소명, 그리고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가 ‘일의 의미와 시대적 소명’을 주제로 기조발제했다. 강 교수는 일의 의미로 ‘사랑’을 언급하고, 일에서 가치를 발견하려면 자신이 왜 일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유독 히브리 전통만이 하나님을 여가를 즐기는 ‘한가한 신’이 아닌, 세상을 창조하고 붙드시고 관여하는 분, 곧 일하는 분으로 그린다”며 “근대 초의 교회 개혁자들은 각자가 이 땅에서 하는 일을 하나님께서 세상을 섭리하는 수단으로, 이웃 사랑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부르심’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어떻게 일이 이웃 사랑의 수단일 수 있는가”라고 물으며 “논밭에서 땀 흘려 일하는 농부의 수고로 도시에 사는 사람은 쌀과 채소를 먹고, 선생님들의 수고로 배우는 사람들은 무식을 면하고, 목사나 신부의 수고로 신자들은 하나님께 예배한다. 이렇게 보면 죄 짓는 일 외에, 어떤 일 하나라도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아닌 것이 없다”고 역설했다.

강 교수는 “그런데 의사나 변호사처럼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일로 인해 얻는 행복감이 결핍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질문에 그는 “일로 인해 얻는 소득과 사회적 인정이 일의 의미에서 결코 배제될 수 없지만, 자신이 하는 일로 인해 타인의 고통이 줄어들고 타인의 삶이 윤택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고소득이 보장되는 일이라도 그 일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또 “그러므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자신의 활동이 타인에게 유익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삶의 의미는 내 자신만 잘 먹고 잘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내가 얼마나 유익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일은 이제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이 서로 얽혀 있고 어떤 일이든 타인과 함께하지 않고서는 해낼 수 없다”며 “타인과의 연대는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과의 연대에 그치지 않는다. 일자리가 없어 절망에 빠진 사람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타인이다. 일에서의 정의(正義)는 나의 일을 제대로 해 내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이 일할 수 있는 여건과 조건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까지 확장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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