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예루살렘 방문 일정이 발표된 이후에 현지 정통 유대교인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교황이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기간에 예루살렘 내에서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연 곳으로 알려진 장소에서 미사를 열 것이라는 계획이 전해지자 "기독교인들이 성스러운 이 장소에서 예배 드리도록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를 주도한 랍비 아브라함 골드스타인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대교 율법에 따르면 이는 매우 큰 문제다. 그들은 (이곳에서 예배 드림으로써) 이곳을 점령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위에 참여한 유대교인인 이츠학 바트존은 AFP에 미사에 참석하게 될 가톨릭 교인들을 '십자군들(crusaders)'라고 표현하면서, "그들이 이곳에 와서 십자가를 들고 온갖 의식을 버리면 우리에게 이곳은 우상 숭배의 장소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더 이상 이곳에서 기도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정통 유대교인들은 교황의 방문과 관련해 반대 시위를 벌이는 것은 물론 기독교인 시설 파괴에 나서 현지 교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스라엘 가톨릭 교회 수장인 푸아드 투왈 대주교는 이에 최근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증오 범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에 앞선 평화로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분별한 시설 파괴는 공존과 협력의 분위기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대주교는 "이러한 범죄 행위는 결국 이스라엘의 민주주의에 퇴보를 가져오는 것일 뿐"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최근 가톨릭 교회 두 곳에서 반기독교적이며 인종주의적인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며, "이스라엘의 주교들은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폭력 사태로 비화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