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던 이미나(33·볼빅)가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나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641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노스 텍사스 LPGA 슛아웃(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일을 맞이한 이미나는 이날 버디 5개를 담았지만 보기를 4개를 범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국 7타를 줄인 루이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동안 LPGA 투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이미나는 8년 만의 우승을 기대했다.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것이 바탕이 됐다.

3라운드에서도 공동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의 꿈을 키웠던 이미나는 끝내 최종일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LPGA 통산 8승에 달하는 루이스와 전 세계 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마저 우승 가시권에 있는 상황에서 최종일 어려움은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05년 BMO 파이낸셜그룹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필즈 오픈에서 두 번째 정상에 선 이미나는 8년 만에 우승을 노렸다.

2005년 코닝 클래식과 HSBC위민스 월드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006년 코닝클래식, 2008년 P&G 뷰티 NW 아칸소 챔피언십 등 준우승만 4차례에 그쳤던 이미나는 한동안 LPGA 투어 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2년 롯데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부활을 알렸지만 이후에도 성적은 따라주지 않았다. 지난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차례 진입한 것이 전부였다.

루이스와의 초반 기선 제압에서 밀린 이미나는 끝내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1번홀부터 삐끗하며 보기를 낸 이미나는 3번홀 버디로 균형을 찾았지만 5번홀과 7번홀에서 각각 보기와 버디를 맞바꾸는 등 좀 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3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루이스는 7번홀(파5)을 3타 만에 홀아웃하며 이글을 기록했다. 이후 8~9번홀을 버디로 통과한 루이스는 전반 라운드에만 5타를 줄이는 불꽃타를 휘둘렀다.

전반 라운드를 지나며 5타 뒤진 공동 2위로 떨어진 이미나는 10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추격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어진 11번홀에서 재차 1타를 잃고 힘을 잃었다.

12번홀에서 버디를 내며 안정감을 찾았지만 역전 우승을 꿈꾸기에는 남은 홀이 부족했다. 오히려 16번홀에서 러프와 러프를 오간 끝에 1타를 잃고 우승의 꿈을 접었다.

이미나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1개를 추가한 것에 만족하며 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뤘다.

한국 선수 가운데에는 이미나를 제외하고 최나연(27·SK텔레콤)이 유일하게 톱10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공동 13위로 출발한 최나연은 2타를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실력을 뽐냈던 신지은(22·한화골프단)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1타를 잃어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 최운정(24·볼빅)과 함께 공동 14위에 랭크됐다.

올시즌 8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3차례에 그쳤던 루이스는 9번째 도전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섰다.

이미나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던 루이스는 이글 1개·버디 6개를 쓸어담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넉넉한 우승을 차지했다. 7타를 줄인 루이스는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적어냈다.

1월 시즌 첫 대회였던 퓨어 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1타 차 준우승에 머물렀던 것을 시작으로 JTBC 파운더스컵, 지난 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등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던 루이스는 마침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뉴시스

루이스는 우승 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원)와 함께 LPGA 통산 9승째를 신고했다. 지난해 8월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이후 9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루이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에게 빼앗긴 세계랭킹 2위 자리로 탈환하게 됐다.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25·나이키골프)는 이날 4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 단독 3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며 선전했지만 2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미끄러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허리 디스크를 딛고 오랜만에 상위권에 오른 페테르센은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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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노스텍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