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목사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침통한 마음을 전하며 "교회 내에도 그런 부정직과 윤리의 실종이 나타나고 있진 않은지 점검하는 영적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인수 목사는 '정직과 윤리가 침몰된 사회'라는 제목을 칼럼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마음이 안스럽기 짝이 없었다. 차가운 바다에 던져진 그 아이들을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화가 치밀 뿐이었다. 그래도 아이폰으로 신문으로 계속 관련 기사를 읽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부활 주일 예배 때 교인들과 함께 한국 국민들과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이곳 저곳에서 눈물과 탄식이 터지는 소리들이 들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수 목사는 "한번은 크루즈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모든 승객들이 다 객실에서 나오게 하여 갑판에 도열하게 했다. 그리고 자기의 위치 번호에 서게 하고 모든 위급 사항에서 해야 할 일들을 꼼꼼히 제시했다. 조금은 짜증은 났지만 모든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숙연하게 연습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은 질서와 규칙을 잘 지키는 나라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번에 한번만 그런 비상 훈련을 했더라면, 한번만 화물들을 규정대로 적재했더라면, 그 많은 비상용 고무 뗏목이 적시에 펼쳐졌더라면, 선장과 승무원들이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보호했더라면. 그 하나도 지켜야 할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유사한 대형 안전사고들이 수많이 예견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인수 목사는 또 "그 동안 선진국의 축포를 쏴 올리면 달려 왔던 조국 대한민국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수치와 부끄러움의 사건일 따름이다. 수많은 관련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비난을 던질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잘못일 따름이다. 그저 적당주의와 편의주의, 그리고 대충 형식적으로 넘어가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병폐에 모든 사람들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원죄와 같은 정직성과 윤리 의식이 결여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수 목사는 "누가 이 민족을 바로 계도해 나갈 것인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공공 정신을 가지고 공공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정직하게 살아야 하건만 기독교에도 정직과 윤리가 실종된 상태이니 참회의 재를 쓰고 회개할 따름이다. 그래도 소망은 윤리의식과 정직의식을 성경에서 배운 기독교인들이 이 민족을 솔선수범하여 이끌어 가는 그 모습이다. 모든 정부 기관과 회사, 그리고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기독교인들이 통회하는 심정으로 병든 시스템의 변혁에 앞장 서야 한다. 허술한 사회의 안전망이 새로이 수축되고 정직이 회복되는 일에 기독교인들과 교회들이 살신성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인수 목사는 "성장과 번영 중심의 병든 신학을 벗어 버리고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 빛과 소금의 책임 있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 선진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 의식의 선진화가 더 중요함을 뼈저리게 촉구하는 사건이다. 소유적이며 물량중심의 가치관이 아닌 인격적이며 책임지는 가치관이 교인들과 제직들, 목회자들에게 심어져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항상 위기 가운데 새로운 시작을 이루시는 분이다. 이 위기가 한국 사회와 교회들이 거듭나고 새로워지는 전환적 인식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