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근본적인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정면충돌로 치닫는 양상이다.

   마지막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여부에 대한 여야의 31일 최종 담판이 끝내 결렬되면서 여야간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며 비준안 처리에 나서려는 여당과 "ISD 폐기 없는 비준은 없다"며 결사저지하려는 야당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되는 것이다.

실제 이날 한미FTA 비준안이 계류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회의장은 여야 대치장으로 변했다.

   물론 협상파인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ISD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등 야 5당은 비준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ISD 폐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재재협상이 필요한 ISD 폐기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전날 마련한 `ISD 절충안', 민주당이 이날 새로 제시한 `ISD 유보 조건부 처리' 대안에 대한 여야간 협상이 애초부터 타결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ISD 절충안은 민주당이, ISD 유보 조건부 처리 대안은 한나라당이 근본적으로 받지 못할 안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일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실세가 누구냐고 찾아 대화를 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원내대표 에게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모두 거친 뒤에 합의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내고 "(당분간 합의처리는) 물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여권이 언제 비준안 강행처리에 나설 것인가에 쏠려 있다.

   정치권에선 여권이 늦어도 11월 초에는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11월3일 본회의가 데드라인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의치 않을 경우 여권이 외통위 절차를 생략한 채 본회의 직권상정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비준안 처리가 상당기간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예산안 처리 역시 시급한 과제인데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여권의 내부 동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강행처리를 할 경우 예상되는 민심악화 등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원내대표는 "조금 냉각기를 갖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예산안 처리가 급하니까 민주당도 그러면서 이성을 찾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러시아ㆍ프랑스를 방문한 뒤 내달 5일 돌아오는데 3일까지 조금 남았으니 노력해보고, 정 안되면 10일로 넘어갈 수 있지도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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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여야 #외통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