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시리아 난민들에게 보냈던 카라반
"수 십 년 만에 내린 폭우로 난민 캠프의 텐트가 물에 잠겼고,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담장 아래 자란 무 줄기를 씹어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60년대 전후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시리아 난민 돕기 특별 모금 생방송을 진행하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목소리 가늘게 떨렸다.
작년 1월 극동방송 성지 순례팀은 요르단 지역을 순례하던 중에 만난 폭우로 고통받는 시리아 난민들의 소식을 들었다.
당시 시리아 내전의 격화로 빠른 속도로 늘어났던 시리아 난민은 약 100만 명에 육박했고 이 중 UNHCR(유엔난민기구) 추산 약 12만 명의 난민이 요르단 자타리 캠프에 수용되어 있었다.
난민들은 유엔에서 제공한 난민용 텐트에서 생활했으나 수 십년 만에 내린 폭우로 텐트가 물에 잠기거나 파손됐다.
이에 3,400여개의 컨테이너를 설치했지만 실제 필요한 컨테이너 1만개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시리아 난민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극동방송 성지순례팀은 한국에 돌아온 즉시 시리아 난민 돕기 특별 모금 생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한창 진행 중이던 극동방송 신사옥 건축 모금도 중단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5시간 동안 진행된 모금생방송을 통해 17억 원 상당의 구제 헌금이 모금되었고 2개월의 제작 기간을 거쳐 2013년 3월 22일 주거용 컨테이너(카라반) 400채(14억원)와 생필품(3억원) 전달식을 가졌다.
선한 영향력은 민관을 가리지 않고 일파만파로 퍼졌다.
대한민국 정부와 SK 그룹에서 각각 카라반 300채(10억원)와 1000채(35억원)를 지원했고, 국제구호단체 굿피플이 담요 1,500여장과 방한복, 의약품등을 전달했다.
"새 집이 생겼어요!"
카라반을 전달하고 1년이 지난 2014년, 자타리 난민촌에는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한국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그들의 생활을 돕고 있었고 성지 순례를 떠나는 팀들이 자타리 캠프를 방문하여 생필품을 전달하고 함께 기도하고 있다.
어제(7일) 종로구 사직로에 위치한 외교부(장관 윤병세)에서는 뜻 깊은 자리가 열렸다.
대한민국 외교부에서는 민간 외교사절로서 시리아 난민 돕기 등 해외 우호관계 증진에 앞장 선 공로를 인정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요르단은 우리나라에서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지역인데 극동방송이 빠르게, 힘껏 도와주어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장환 목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요르단 성지 순례 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기후 변화로 도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고 섭리였다. 하나님의 극동방송에서 시작한 작은 일이 대한민국 정부와 대기업에도 선한 영향력을 일으킬 수 있어서 참 기쁘다"고 했다.
또 "1년 전 한국의 인도적 지원을 받은 요르단 자타리 캠프에는 카라반마다 태극기를 부착해 코리아타운이 조성되었을 정도로 한국과 크리스천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며, 한국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여러 나라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온전한 회복과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