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목사

“아버지는 늘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 쓸모없는 놈, 이 쓰레기 같은 놈… 너 같은 놈 필요없어’라고…. 때로는 그런 말을 내뱉으며 손바닥으로 머리를 세게 때리곤 했어요. 그래서 저 자신이 늘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이 너무 깊어지면 점점 더 살기 싫어졌고 나 같은 놈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매일 생각했어요“

20대 중반의 건장한 청년이 소리내어 울면서 이런 이야기를 펼쳐 놓았습니다. 마음이 부서져 파편처럼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청년은 기독교인이었고 오랫동안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부모를 미워하면 저주를 받을 것 같고,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구절들은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이 청년의 마음을 찔러댔습니다.

이렇게 괴로울 바엔 죽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려다 본 하늘이 너무 파랗고 맑아서 슬픔이 북받쳐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TV에서 본 적이 있는 내 얼굴을 기억해 냈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리고 나와 함께, 긴 치유의 시간을 통하여 ‘내재화’된 부모의 부정적 메시지들을 마음 깊은 곳에서 몰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부모의 내재화된 메시지들은 오랜 옛날부터 깊이 뿌리내려, 마치 자신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것으로 굳게 믿고 살아 왔기 때문에 그것을 뽑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 마침내 이 청년은 부모로부터 형성된 거짓 메시지 대신 하나님으로부터의 빛나는 메시지를 내면에 건강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자신에게 비난의 말을 퍼붓는 아버지를 진정으로 용납하고 긍휼히 여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로부터 너무 큰 상처를 받았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존귀하고 건강한 자아를 찾았습니다. 부모를 뛰어넘어, 부모의 잘못된 메시지를 뛰어넘어,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청년의 부모처럼 자녀에게 ‘나쁜 대상’이 된 부모들이 많습니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모들도 많습니다. 마음치유의 현장에 오래 있다보니 더욱 깊이깊이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 불행의 근원지에 대한 고뇌가 깊어지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 깊은 고뇌를 붙들고 눈물 가운데 오래오래 기도하게 됩니다!

나 또한 희생자였고 그 고통이 어떠한지 알고 있기에, 계속 발견되는 이 땅의 새로운 희생자들 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이렇게 “내면화”된 말이, 심장을 찌르고 영혼을 잠식하는 동안 한 사람의 전인격이 무너지며 병든 자아상이 깊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래서 또다시 자신의 자녀를 무참하게 병들게 합니다.

한 아이의 아빠가 제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한 영(악마)에 사로잡혀 제가 제 자식에게 너무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할 때 무의식적으로 마귀의 핑계를 대기도 합니다. 또는 “하나님의 뜻이겠지요. 제가 당하는 이 고난은 저를 겸손하게 하려는 하나님 뜻이지요”라고 둘러댑니다.

자신의 잘못을 서둘러 하나님 뜻으로, 혹은 마귀의 탓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자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무의식적 동기를 인식해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솔직하게 인정해야 그 잘못은 다시 재연되지 않습니다.

어떤 어머니가 아빠의 폭력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 딸에게 늘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예수믿는 사람이니 아빠를 빨리 용서해야 해. 아니면 하나님이 너를 벌 주실거야….” 이렇게 다그치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이 병든 심령을 더욱 병들게 하여 더 깊은 우울증과 불안증이 되게 하는 것을 아십니까?

너무 빨리 용서하는 폐해에 대해 누누이 말해왔습니다. 마음 깊이 용서가 되지 못한 채 겉으로만 위선적으로 ‘용서했다’고 선언하고 나면 이 거짓용서는 심리적 문제를 강력하게 일어나게 합니다. 심한 죄책감과 마음의 분열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부모의 잘못된 말이 자녀를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도록, 조그만 잘못까지도 다 찾아내어 하나씩 용서를 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미안하다, 잘못했구나...., 너에게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어, 너에게 그런 욕을 퍼붓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었어, 너를 그렇게 때리는 게 아니었는데 아빠가(엄마가) 정말 잘못했구나, 미안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부모의 부정적인 말이 자녀의 마음 속 깊이, 무의식적으로 새겨져 ‘내면화’되는 것입니다. 그 말에 스며있는 메시지대로 자라는 동안 그 메시지가 곧 자기자신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부모가 준 메시지와 하나님의 메시지가 일치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부모는 “쓸모없는 자식!”이라고 욕을 하는데, 교회 가서 듣는 하나님의 말씀은 “너는 존귀한 존재”라고 듣는다면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극심한 마음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러면 영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게 됩니다.

가장 좋은 양육 태도는 부모의 메시지와 하나님의 메시지가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는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어느 날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신이 너무 닮아있다는 것을 깨닫는 날 자녀는 우울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극심한 절망이 계속되는 동안 부지불식간에 죽음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이제 자녀에게 수없이 들려주었던 부모의 말이 부정적이고 저주가 섞인 말이라면 그 내재화된 잘못된 메시지를 교정하여 다시 들려주어야 합니다.

“너는 나의 가장 소중한 자녀란다! 너는 존귀하고 사랑받는 존재란다! 엄마는(아빠는) 너를 항상 신뢰하고 존중하며 사랑한단다!”

이런 말들을 다시 들려주어 이전의 상처입은 내면을 치유하고 자아상을 교정해주어야 합니다.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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