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의 귀속이 결정된 크림 공화국에서 22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계 무장세력들이 투항을 거부하는 우크라이나 군부대들을 잇달아 무력으로 점거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크림 내 친러시아계 무장세력들이 크림반도 남서부 세바스토폴항 인근의 벨벡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무장 세력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기지를 떠나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장갑차를 앞세워 공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기지 관계자는 "친러 병력이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투척하는 한편 병력 수송용 장갑차로 기지 콘크리트 장벽을 부수고 영내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측은 부대 점령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1명과 기자 1명 등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크림반도 서부 노보표도로브카 시내에 있는 우크라이나 해군 항공기지도 약 200명으로 추산되는 친러 시위대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현지 카자크인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노보표도로브카 기지 앞에서 집회를 벌이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기지를 반납하고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 친러 무장 세력은 또 이날 5천 톤급 정찰함 '슬라부티치' 등 우크라이나 군함 몇 척도 장악한 뒤 러시아 국기와 해군기를 게양했다고 셀레즈네프는 덧붙였다. 이밖에 크림 지역에 남아있는 유일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자포로지예도 이날 무장 세력에 탈취돼 러시아 흑해함대로 넘겨졌다.
한편 친러 성향이 강한 도네츠크에서는 이날 약 5천명의 주민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해 러시아로 귀속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으며, 일부는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네츠크 시위는 크림 자치공화국 주민투표에서 러시아 편입이 결정된 지 1주일도 안 돼 일어났다. 도네츠크 검찰은 최근 도네츠크 주의회가 주의 지위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은 위법이기 때문에 주의회의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