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7 바로가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꿈에 나일 강 가에 서서
18 보니 살지고 아름다운 일곱 암소가 나일 강 가에 올라와 갈밭에서 뜯어먹고
19 그 뒤에 또 약하고 심히 흉하고 파리한 일곱 암소가 올라오니 그같이 흉한 것들은 애굽 땅에서 내가 아직 보지 못한 것이라
20 그 파리하고 흉한 소가 처음의 일곱 살진 소를 먹었으며
21 먹었으나 먹은 듯 하지 아니하고 여전히 흉하더라 내가 곧 깨었다가
22 다시 꿈에 보니 한 줄기에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나오고
23 그 후에 또 가늘고 동풍에 마른 일곱 이삭이 나더니
24 그 가는 이삭이 좋은 일곱 이삭을 삼키더라 내가 그 꿈을 점술가에게 말하였으나 그것을 내게 풀이해 주는 자가 없느니라
25 요셉이 바로에게 아뢰되 바로의 꿈은 하나라 하나님이 그가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심이니이다
26 일곱 좋은 암소는 일곱 해요 일곱 좋은 이삭도 일곱 해니 그 꿈은 하나라
27 그 후에 올라온 파리하고 흉한 일곱 소는 칠 년이요 동풍에 말라 속이 빈 일곱 이삭도 일곱 해 흉년이니
28 내가 바로에게 이르기를 하나님이 그가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신다 함이 이것이라
29 온 애굽 땅에 일곱 해 큰 풍년이 있겠고
30 후에 일곱 해 흉년이 들므로 애굽 땅에 있던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 땅이 그 기근으로 망하리니
31 후에 든 그 흉년이 너무 심하므로 이전 풍년을 이 땅에서 기억하지 못하게 되리이다
바로 앞에 선 요셉은 당당히 하나님을 증거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16절)
바로는 요셉에게 자기가 꾼 꿈을 말한다.
그것은 나중에 나온 흉하고 파리한 일곱 암소가 먼저 나온 살지고 아름다운 일곱 암소를 먹는 꿈이고, 나중 나온 가늘고 마른 일곱 이삭이 먼저 나온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을 먹어치우는 꿈이다(18-24절).
요셉은 바로에게 그가 꾼 두 개의 꿈은 하나요, 하나님이 하실 일을 그에게 보이신 것이라도 대답한다(25-28절).
곧 애굽 땅에 일곱 해 풍년이 있겠고 그 후에 일곱해 흉년이 있을 것이다(29절).
이에 애굽 땅에 있었던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 땅이 기근으로 망할 것이다(30절).
후에 든 흉년이 너무 심하므로 이전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 땅이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30절).
일곱 해 풍년에 이어 든 일곱 해 흉년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이다.
하나님은 어떤 일이든 의미 없이 행하시지 아니하시며 자신의 뜻대로 언약대로 행하신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을 성취하기 위해 만물의 역사를 그 뜻대로 주관하신다.
곧 아브라함의 후손이 입애굽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 바로에게 꿈을 꾸게 하시고 그 꿈대로 풍년과 흉년을 내리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만물 위에 계시고 만물을 통일하시고 만물 가운데 계신다(엡 4:6).
만물 위에 계시나 만물 가운데에서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일하신다.
만물이 만물 위의 하나님에게서 났고 만물이 그를 위하여 있고(골 1:16), 우리도 그를 위하여 존재한다(고전 8:6).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은 사람은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돌보심을 받은 언약적 교제의 존재이다(시 8:4).
이로써 창세전 성자가 성부 안에서 영광가운데 거하였던 것처럼 영화와 존귀로 관이 쓰여졌다(시 8:5).
이렇게 만물 위의 하나님과 연합된 상태에서 만물을 다스리는데, 이는 하나님이 만물을 그의 발아래에 두신 것이다(시 8:6).
물론 모든 영광은 만물 위의 하나님께 돌아간다(시 8:9).
그러나 아담은 불순종하여 하나님 안에 거하는 언약을 깨트리고 불의한 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의로우신 하나님은 아들을 구원자로 보내실 것을 약속하셨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복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복이다(갈 3:8-9, 26절).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믿음은 아들의 죽음 안에 거하여 영생을 얻는 것이다(요 3:15).
그리고 영생의 본질은 창세전 성자가 성부의 영광에 참여하는 사귐이다(요 17:3, 24).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은 바로 이 같은 구원을 위해 만물을 주관하신다.
그래서 성경의 역사를 구속사라고 부른다.
애굽의 풍년과 흉년은 바로 이 같은 구속사, 곧 아브라함에게 주신 입애굽이 성취되는 과정 속에 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영생을 얻고 만물 위의 하나님 안에 거한다.
이제 영생 얻는 자는 그 자신이 하나님의 성전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생명 얻는 자의 모임이 바로 '교회'(헬, 에클레시아)이다.
그러므로 참된 교회는 생명을 가진 자의 모임, 곧 '영생의 공동체'이다(요일 1:1-4).
높이 들리신 그리스도는 하나님으로부터 하늘과 땅의 권세를 받으셨다(마 28:18; 빌 2:9-10).
하나님은 만물을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발아래에 복종케 하셨다(엡 1:22).
그리스도를 영생의 공동체인 교회를 위하여 만물 위의 머리로 삼으셨다(엡 1:22).
개역개정 성경에는 '만물 위의 교회의 머리'로 되어 있으나 원문의 정확한 번역은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를) 만물 위의 머리로 삼으셨다'이다.
"And God placed all things under his feet and appointed him to be head over everything for the church(교회를 위하여 만물의 머리로 삼으셨다)"(엡 1:22, NIV).
동시에 '영생의 공동체'(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것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곳이다(엡 1:23).
만물 위에 계신 그리스도는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이시다(롬 9:5).
만물 위에 계신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만물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것이다.
지난 주초에 있었던 목회자 모임에서 일부 목회자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이는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선포되자 갖게 된 의구심이다.
만물 위의 신앙은 결국 외면할 수 없는 땅의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하였다.
곧 땅의 절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어떻게 하늘의 것만 바라보게 하느냐는 것이다.
상기한 에베소서 1:22-23절로 대답하였으나 충분하지는 않았다.
사실 만물 위의 신앙은 매우 현실적이며 동시에 만물을 충만케 한다.
풍부와 궁핍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에 부요하다. 풍년과 흉년을 초월하여 완전하다.
바울은 오랫동안 만물 안에 갇힌 하나님을 신앙하였다.
그런데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를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으로 송축한다.
"조상들도 그들의 것이요 육신으로 하면 그리스도가 그들에게서 나셨으니 그는 만물 위에 계셔서 세세에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이시니라 아멘"(롬 9:5)
만물 위에 계신 주 안에 있으니 모든 일에 부요하고 자족하다.
그는 '자신을 위해' 만물 위의 머리가 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신 그의 은혜를 비밀(비결)이라고 고백한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1-13).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만물 위의 머리되신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자는 진실로 복되다.
그는 요동치는 만물의 현상에 놀라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으며 조급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풍년이 들어도 흉년이 들어도 어떠한 형편에서도 안전하며 자족하다.
그것은 무시로 변하는 만물의 현상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의 언약 안에 거하고 하나님의 돌보심을 받기 때문이다.
초막이나 궁궐이나 풍년 때나 흉년 때나 그리스도의 통치아래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린다.
모든 만물은 성자필쇠(盛者必衰)의 원칙을 따른다.
만물은 한때 번성하나 풀의 꽃처럼 마르고 시든다.
풍년은 흉년으로, 풍성함은 결핍으로, 축복은 저주로 바뀐다.
주시는 것은 가져가시며 물질도 권세도 명예도 그러하다.
충만은 공허로 바뀌며 인생은 죽음으로 끝난다.
그러나 만물 위의 그리스도는 만물을 충만케 한다.
결코 쇠하지 않는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져도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롭다(고후 4:16).
거듭 말하지만 그리스도가 만물 위의 머리되신 것은 '영생의 공동체'인 교회를 위해서이다.
영생의 복된 공동체를 위해서이다.
보이는 교회는 만물 안에 속해 성자필쇠의 길을 가지만 보이지 않는 교회, 영생의 복된 공동체는 영원히 쇠하지 않는 하나님의 기업이다.
♦묵상 기도
아버지...
오랫동안 당신의 이름을 불렀나이다. 아들을 믿었나이다.
그러나 저는 만물 안에 갇힌 자였습니다.
성자필쇠의 길을 감당하지 못하고 두려워했나이다.
한 때 성하던 것이 쇠하면 안절부절못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습니다.
하오나 그 길도 이내 쇠하고 말았습니다.
삶이 그러하였고 신앙이 그러하였고 사역도 그러하였습니다.
오, 아버지...
하나님이 만물 안에서 행하시는 일에 눈먼 자였습니다.
하늘에서 오신 인자를 땅의 해결사로 믿었던 자였습니다.
흉년이 들어 풍년을 삼키었습니다. 모든 것이 떠나갔습니다.
사람도 일도 성취도 떠나갔습니다. 마르고 황폐한 인생, 그 결말이 임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만물 위의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나의 주, 그리스도는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이셨습니다.
비천한 종에게 베푸신 구원의 은혜가 실로 놀랍고 감사합니다.
아버지여...
종은 여전히 만물 안에 속해 있습니다.
육신의 눈으로 보면 풍부 속에서 자긍하고 궁핍 속에서 염려합니다.
이아침, 높이 들리신 그리스도는 만물의 머리가 됨을 믿나이다.
이는 영생의 복된 공동체를 위한 것입니다. 이제 고백합니다.
만물 위의 머리되셔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합니다.
만물 안의 모든 상황에서 자족하나이다. 주 안에 있는
풍년 때에도 흉년 때에도,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자족하나이다.
만물 위의 머리되신 주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나이다.
만물 위에 계신 아버지여, 영원토록 영광을 받으소서.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