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유태화 교수님(백석대학교)이 '가시나무'를 추천해서 처음으로 듣고서 몇 가지 생각해본다.
칼 바르트는 평생을 모짜르트의 음악에 붙들리어 살았고, 신학적 미학자라고 할 수 있는, 본 발타자르는 모짜르트 음악을 거의 암기하다시피할 정도로 사랑했고 한스 큉 조차도 모짜르트에 광적 예찬론자이다. 특히 바르트는 모짜르트의 음악엔 가히 '천지창조의 하모니'라고 할 정도로 그의 [교회교의학]에서 극찬한다. 사실 나 자신도 바르트를 공부할 때, 바르트를 이해하기 위해서 공부할 때마다 모짜르츠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러지만....
나는 바르트의 모짜르트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한편으론 동의하지만, 한편으론 동의하지 못한다. 음악 자체로만으론, 특히 그의 심포니 40(G-minor)에서 보여주는, 바르트가 지적한대로, 시대를 초월한 그 무엇이 있음을 동의할 수 있겠다. 다른 한편으론, 모짜르트가 보여준 평생에 걸친 여성편력의 모습 속에서 과연 천상의 화음과 어우러지는 예술론이라고 극찬할 수 있을까? 물론 작품이란 작가와 때론 분리시켜서 평가해야하는 면도 있지만(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해석학적 논의가 있지만 생략한다), 신학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작품과 작가를 해석할 때, 결코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바르트에게 배울 수 있는 중요한 통찰 중의 하나는, 음악과 같은 좋은 문화 매개체는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를 비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우 귀한 것이다. 마치 씨 에스 루이스가 지적하듯이, 문화는 예루살렘으로 간접적으로 인도할 수도 있고, 그 길을 벗어나게도 할 수 있다고 했듯이, 좋은 문화는 우리를 그리스도에게 간접적으로 인도하는 수단인 것이다(직접적인 것은 오직 성경뿐).
이런 점에서 나는 그리스도이자 목사로서, 늘 음악과 미술 등의 예술에 대해서 무엇보다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고 인죠이하고 있다.
나는 오늘 유태화 교수님께서 소개한 노래인 '가시나무'를 처음 대하고서, 그 가사와 이것을 노래한 가수의 공연에 매우 감동과 그 너머를 맛볼 수 있었다.
유태화 교수님께서 제공하신 페이스북에서의 가사를 아래에 적었듯이, 너무도 인간 심연에서 신음하는 죄성, 그런 인간의 현주소를 잘 드러내는 듯하다. 어거스틴의 고백대로, 그리스도 안에 쉬기 전까지는 언제나 안식없는 인생인 것을, 이 시에서 너무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가사를 한 번 생각해보자. 내 속에 있는 근본적인 죄성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내가 이길 수 없는 어둠') 때문에, 우리 인간은 참된 안식이 없다 ('당신의 쉴 곳 없네'). 이런 죄로 물든 인생은 자기 중심적으로 팽배해서, 무성한 가시나무처럼, 남을 안아주기보다 찔러서 내보내는 인생이요 군상들이다.
물론 이 가사엔 결론은 없다. 죄된 인간의 심연을 마치 뒤러의 초상화처럼, 거짓없이 여과없이 진실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가사를 읽고 노래를 들어보면, 우리에게 던지는 깊은 질문이 있다. 그것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마치 쉐퍼가 하나님을 포기한 시대의 문화현상을 분석하고 던졌던 그 화두가 다시 우리에게 던지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노래 '가시나무'는 우리 모두에게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모두), 하나님이 없는 인생, 죄로 인해 신음하는 인생 실존의 문제를, 그리고 나아가, 희미하게나마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 매우 탁월하고 아름다운 시이다. 이것을 노래한 소향씨의 음악성과 그 표현력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가수의 내면 깊은 곳에서 나오는 노래이다. 한마디로, '가시나무'는 현대의 표피적인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화를 거스리는, 눈물겹게 슬픈 인간 실존을, 눈물나고 잔인할 정도로 아름답게 표현한 가히 탁월한 시요 노래이다. 어떤 면에선 모짜르트의 최고의 심포니보다 낫다고 할 수도 있다.
*미국에 있어서 한국의 최근 음악을 잘 알지 못했지만, 늦게나마 이런 귀한 노래를 소개해주신 유 교수님과 작사와 곡의 하덕교님, 그리고 소향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참고로 유 교수님께서 제공하신 노래 가사와 동영상 주소와 가사를 아래에 적는다.
'가시나무'
당신의
쉴 곳 없네내 속에
헛된 바램들로당신의
편할 곳 없네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내 속엔
내 속엔
내 속엔
*참고로 위의 노래를 부른 여러 가수들의 음성을 위한 동영상 주소를 소개합니다(이것은 엘에이에 계신 김재영 목사님께서 소개해주셨습니다).
1) 소향씨가 부른 노래 (바로가기)
2) 시인과 촌장이 부른 노래 (바로가기)
3) 조성모의 노래 (바로가기)
4) 자우림의 노래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