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억5천만 정교회 신자들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한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했다.
각 지역의 자치 정교회를 대표하는 12명의 총대주교들은 최근 전 세계 정교회의 영적 수장인 바톨로메 1세 에큐메니칼 총대주교가 시무하고 있는 이스탄불 집무실에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모았다.
모임은 원래 1960년대부터 논의되어 왔던 정교회를 하나로 묶을 주교 협의회에 대해 결정내리기 위한 것이었으나,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위기가 이날 총대주교들에게는 협의회만큼이나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총대주교들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로운 협상과 기도를 통한 화해"를 요청했다.
이들은 또한 러시아 정부가 수도원과 교회에 대해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정교회 신자 가운데 1억6천 명을 차지하는 러시아정교회는 앞서 성명서를 내고 우크라이나 키에프와 포차이브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수도원이 공격당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정교회 신자들을 포함해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에게 러시아의 크림 반도 침략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라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총대주교들은 이날 1200년만에 첫 주교 협의회를 오는 2016년에 열기로 결정지었다. 또한 중동 상황에 대해서도 총대주교들은 "평화가 사라지고 정국 불안정이 끊이지 않는 중동의 기독교인들은 우리의 구주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이 땅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해 4월 시리아 알레포에서 이슬람 반군에 납치된 두 시리아 정교회 대주교의 석방을 요구했다.
중동 지역 기독교인의 상당수가 정교회 신자인 가운데, 지난 10여년간 지속되어 온 분쟁 상황으로 많은 교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공격을 피해 지역 밖으로 이주했다.
러시아정교회 힐라리온 추기경은 모임 전 "극단주의 세력들이 기독교인들을 공격하고 그들을 없애려 하고 있으며, 사제들과 주교들, 수녀들을 납치하고 교회를 파괴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동의 기독교인들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