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S교회를 담임하던 K목사의 죽음에 관련된 사실과 그가 섬기던 S교회 성도들이 목사가 죽은지 1년이 넘도록 교회 담임목사를 모시지 않고 돌아가신 분의 영상설교를 들으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지만, K목사의 사인이 당초 발표된 대로 심장마비死가 아니라 평소 앓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었다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세상에 꽤나 정평이 나 있는 목사가 자살한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왜? 목사가 자살을 했을까? 하는 의문과 그 배경이 설왕설래하고, 자살이 죄인가? 아닌가? 의 신학적 질문이 토론대 위에 올라오면서, 망자(亡者)의 설교를 계속해서 영상으로 들으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성도들의 신앙생활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논란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미 기회 있을 때마다 자살에 대한 저의 신앙적 소견을 밝힌 바 있으되, 먼저 목사의 자살 배경이 어떠하든지, 우울증이든지 사생활 문제로 인한 자괴감이든지 간에, 다시금 분명히 하는 것은 "자살은 생명의 주인되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죄"라고 믿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망의 쏘는 것은 죄요, 죄는 마귀의 권세 아래있고, 사망으로 왕노릇하고, 사망의 종노릇하는 것은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가 행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목매어 죽은 사람은 하나님의 창조를 거스르는 '차라지 나지 않으면 좋을 뻔 했던' 사람일 것입니다.
자살이 부끄러운 죄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왜?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속였을까요? 이것은 가족들이나 목사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갖는 양심의 부끄러움을 반증하는 것이지요. 누구든 교회의 영적지도자라도 우울증이라는 정신적 병을 앓는 일이 없을 수는 없으나, 우선은 자신이 겪는 질병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호언장담한 말씀의 능력, 십자가의 이김으로 극복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남에게 들켜서는 안되는 사생활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돌이켜야지... 죽음으로 죄를 가리려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예외없이 우울증, 공황장애, 신체장애 등 육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혹은 가정문제, 사생활의 도덕과 윤리의 괴리속에 번민하고 고통하며, 이것을 극복하려 생명을 붙들고 노력하고 있는데... 신앙적 모범을 보여줘야 할 영적 지도자가, 사회를 선도해야 할 지도층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처방만을 선택한다면 이 세상에 장차 살아남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가르치는 일부 목회자들의 영웅심리로 인해 순진한 양무리들의 신앙이 왜곡되어 가고, 기성 교회와 신실한 목회자들에 대한 비판이 팽배해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에 기갈한 영혼들이 혼미한 상태로 거짓 교사들의 속임수에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교회안에 말은 많으나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 없기 때문이고, 거룩한 하나님의 열심으로 십자가의 구원의 복음을 담대하게 전하는 지도자들이 드물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사도 바울은 우상숭배가 많고, 율법과 헬라철학의 영향으로 은혜의 복음이 장애가 많았던 사람들에게 거룩한 열심으로 생명의 복음을 전하면서, 자신이 천신만고 끝에 개척한 고린도교회가 거짓 교사들과 사탄의 간계로 미혹을 받고, 속이는 가르침을 받아들인 연약한 성도들의 영혼이 부패하게 되는 일로 탄식하며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고린도후서 11:2)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을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 "
"열심(Enthusiasm, Zealous)"이라는 영어단어가 "하나님(Theos)"과 "안에(En)"라는 헬라어 단어의 합성어에서 나왔으며, "시기, 질투(jealousy)"라는 단어와 어원이 같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히브리어 단어 "키느아드"도 "시기, 질투"를 말합니다. 이 단어는 인간의 언어표현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없어서 부정적표현인 "시기, 질투"를 차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사랑에 기인한 하나님의 거룩한 열정을 말합니다. 열심이라는 단어에 숨겨있는 진정한 의미는 자기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원수에게 결코 빼앗기지 않으려는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가리킨다고 생각됩니다. 신성한 질투(Divine jealousy)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거룩한 열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열심'으로 구원의 열정을 내야 합니다. 사탄과 거짓 교사들의 미혹에 대항하는 이 '거룩한 열심'이 영혼들을 순결하게 하고, 보전할 것이라 믿습니다.
글ㅣ노규호 목사(그레이스라이프한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