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23일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차 TV토론회는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경선(25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토론회인데다 이날부터 시작된 여론조사를 의식한 탓인지 초반부터 열띤 공방과 날선 비판이 오갔고, 반박과 재반박에 인신공격성 질문까지 난무했다.

   천정배 후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재임 시절 노조법을 처리한 추미애 후보에게 "민주당의 종갓집 며느리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장에 야당 의원들은 못 들어오게 하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과 합세해서 민주당과 노동자를 탄압한 것이다. 서울시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추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도 앞장섰다"고 `뇌관'을 건드렸다.

   추 후보는 "천 후보가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 노무현 정부안(案) 그대로 처리한 것이고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금지한 복수노조를 살려냈다"고 맞섰다.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한 번도 (우리끼리) 공격하지 않았다"고 울먹이면서 작심한 듯 "민주당이 어려워진 것은 천 후보의 책임이 크다. 이른바 `천신정(천정배ㆍ신기남ㆍ정동영)'이 당을 파괴해서 깬 것인데 한 번도 사과를 안 했다. 당을 깨고 또 깨고 여기까지 왔다"고 날을 세웠다.

   천 후보는 박영선 후보에게 17대 의원 시절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주장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왜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부군(남편)이 미국 변호사여서 그러느냐. 부군과 아이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던데 사실이냐"고 인신공격성 질문을 했다.

   박 후보는 마치 별렀다는 듯 "저도 한번 답변 드리고 싶었다"며 "MBC LA특파원 시절, 미국에 아버지를 따라 이민을 간 사람과 미국에서 결혼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2006년 7월 법무부 장관 시절 한ㆍ미 FTA 담화문 발표 현장에 있는 천 후보의 사진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박 후보 측 김형주 대변인은 "박 의원의 남편은 지난 6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며 "한국 국적인 아들은 태어날 당시 아버지의 국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데 미성년자인 관계로 만 18세까지는 미국 국적을 취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후보는 그러나 `공동의 적'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범야권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할 때는 웃음까지 섞어가며 한목소리를 냈다.

   나 의원에 대해선 "BBK사건에선 `MB(이명박 대통령) 아바타', 무상급식에선 `제2의 오세훈'이다"(박영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성전이라 하고 오세훈 전 시장을 계백장군이라고 한 사람이 자숙을 해야지 어떻게 후보가 되겠다는거냐"(추미애)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박 변호사에 대해선 "부자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것이 뭐가 나쁜가"라는 그의 발언을 고리로 공세를 폈다.

   신계륜 후보는 "시민단체 대표와 정치인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발언"이라며 "부자에게 돈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정당하고 도덕적이라는 것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박 변호사 역시 정치권을 떠나 바깥에 있다가 인기가 올라가자 비판 없이 쑥 들어온 오 전 시장처럼 될 수 있다"며 "개인 검증 뿐 아니라 서울시를 운영할 수 있는지 정책검증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박 변호사가 이명박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폭거에 맞서 싸운 사람이어야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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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