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24일 제25-1차 임원회의에서 "한국교회와 연합운동을 위해 사퇴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과의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홍 대표회장은 주요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모인 임원회의에서 "기독교는 항상 싸우는 모습으로 세상에 비친다. (연합기관은) 권력 다툼하거나 돈벌이하는 곳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기 위해 오늘이라도 사퇴할 수 있다"면서 한교연과의 재통합을 시사했다.
통합 방법에 대해서는 현 한교연 대표회장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인 내년 신년 하례식 이후에 양 기관이 통합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것을 제시했다. 3·1절 기념대회 지속되고 있는 혼선 및 연합운동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서 공청회를 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홍 대표회장은 "기독교 발전을 위해 모든 언론과 기관이 동참해 공청회를 열었으면 한다. 그 자리에서 한기총 잘못을 지적한다면 받아들이겠다. 마음을 비웠다. 책임이 있다면 오늘이라도 내 스스로 물러나겠다. 한국교회의 분열된 모습에 서글픔을 느낀다. 지금이라도 한교연과 합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기총의 이러한 연합 로드맵에 한교연이 즉각적인 화답을 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교연측은 21일 한기총이 한교연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광고한 것에 대해 "비싼 광고료를 내면서 질의한 것이 무엇이냐. 먼저 한교연으로 서신을 보냈어야 했다"며 진정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한기총은 공개질의서에서 "한기총은 분열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자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해 구체적 제안을 했다"면서 "(그러나) 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를 양산하는 단체인 것처럼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이 제시한 연합 로드맵에 대해서도 한교연 관계자는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이어 한기총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회원 교단의 뜻을 따를 것"이라며 "한기총은 회원 교단의 관심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길을 간다"고 말하며, 사실상 한기총과의 통합에는 대응하지 않을 방침임을 나타냈다.
한교연 측은 한기총의 통합 논의에 대해,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겉으로만 통합을 주장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또 한교연은 회원 교단이 한기총과의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양 기관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에, 양 기관의 통합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쉽게 추진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