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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24)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결전지에 입성한 후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 중이다.

김연아는 19일 자정(한국시간) 시작되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지난 17일 진행된 조추첨에서 17번째 순서를 뽑은 김연아는 3조 5번째로 연기를 펼친다. 오전 2시24분 빙판 위에 선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고점인 228.56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세 번째 2연패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한 것은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032·1936년)와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뿐이었다.

해외 언론들은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하던 김연아는 지난 2012년 7월 소치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20개월의 공백을 깨고 2012년 12월 빙판 위로 돌아온 김연아가 현재까지 보여준 행보를 보면 해외 언론이 그의 금메달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복귀전인 2012년 12월 'NRW 트로피'에서 총 201.61점을 받아 정상에 선 김연아는 이듬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인 218.31점을 얻고 정상에 섰다.

김연아는 오른 중족골 부상 탓에 2013~2014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부상을 털고 복귀해 치른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총 204.49점을 획득해 건재함을 뽐냈다. 그는 올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 더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에 외신들은 '김연아가 건강하다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런 만큼 현지에서도 관심이 대단하다. 김연아가 훈련을 할 때에면 빙상장에는 한국 취재진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취재진이 자리해 훈련을 지켜본다. 김연아가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믹스트존은 여러 국가의 취재진으로 붐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1개월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맞붙는 김연아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체력을 포함한 컨디션이 모두 최고조인 모습이다.

태릉빙상장에서 훈련하다가 지난 13일 소치에 입성한 김연아는 18일까지 7차례 훈련을 소화했다. 메인링크인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는 두 번 훈련했다.

소치에 온 이후 공식훈련에서 김연아가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은 한 번도 없다.

같은 빙상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쇼트트랙대표팀이 "빙질이 잘 파인다. 좋은 빙질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김연아는 빙질에도 무난하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연아는 지난 16일과 17일 연습빙상장에서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의 모든 구성요소를 수행해보며 연습했는데 모두 완벽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연습 때 구성요소 중 기본점이 가장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트리플 플립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김연아는 당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스핀과 스텝시퀀스도 모두 꼼꼼하게 점검했다.

체력을 점검하려는 듯 프리스케이팅 연습 때에도 모든 구성요소를 수행했는데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컨디션이 아주 좋다며 결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번 올림픽에서 MBC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시차가 있는데 적응을 무척 잘한 것으로 보인다. 몸이 전혀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고성희 빙상연맹 경기이사는 "김연아가 올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를 치를 때보다 근력이 좋아진 것 같다. 점프를 뛰면서 도약할 때 높이를 보면 밴쿠버올림픽 때 못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한껏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러시아의 유망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의 돌풍이다.

9~10일 열린 피겨 단체전에 출전한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의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김연아와 똑같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는데 깔끔했다. 롱에지라는 분석도 있지만 심판들은 롱에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당시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2.90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41.51점을 받는 등 고득점에도 성공했다.

구성요소의 기본점이 비슷해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 모두 실수없이 연기한다면 '홈 이점'을 안고 있는 리프니츠카야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베테랑인 김연아는 자기 자신에만 집중하고 있다. 주변의 평가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는 이제 시작하는 선수이고, 나는 은퇴를 앞둔 선수다. 올림픽에 대한 의미가 다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연아는 생활 방식을 경기 당일에 맞춰 컨디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선수촌에도 입촌하지 않고 따로 숙소를 구해 머물고 있는 김연아는 한국에서 식재료를 모두 가져와 밥과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을 마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다면 IOC 선수위원을 향한 길이 한층 순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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