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관리재단은 16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폭탄 테러와 관련 "국내 여행자들이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현지 전문가나 책임자, 여행사에게 구체적으로 현지 상황을 충분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 측은 "그러나 사실 테러 피해자들이나 여행자들은 현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 파악하기 어렵다"며 "엄밀히 말하면 여행사에서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가급적 여행을 자제하거나 주의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나이 반도 북동부 국경도시 타바에서 발생한 사고 버스에는 충북 진천중앙교회 성도 31명과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 등 한국인 33명과 운전사 1명, 현지 가이드 1명 등 이집트인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번 사고로 한국이 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은 사고 소식을 접한 후 바로 진천중앙교회를 방문해 교회측이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산하 위기관리연구소장 도문갑 목사는 "성지순례는 여행사에서 만든 관광루트를 따라간 것"이라며 "방문 목적을 영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상황을 객관화시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형제단 사이의 충돌이 계속됐지만, 이슬람 무장단체가 관광객을 위협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성지순례 관광은 계속돼 왔다"며 "공교롭게도 이번 테러가 군부 세력에 대항해 이슬람 무장단체가 관광객을 공격하는 첫 신호탄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매년 1천만 명이 해외여행을 하는데 민감한 지역을 여행할 때는 조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위기관리재단은 17일 오후 4시 남대문교회 알렌기념관 1층에서 제4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는 임원, 실행위원, 객원연구원, 회원단체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회장 장기호 전 이라크 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1부 개회예배는 이사 이여백 주사랑선교교회 목사의 대표기도 후 도문갑 목사가 '위기시대의 선교전략'을 주제로 말씀을 전하고 이사 손윤탁 남대문교회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도문갑 목사는 이날 "혼란과 위험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복음 전파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뱀처럼 지혜로우면서도 비둘기처럼 순수해야 한다"며 "지혜롭지 않은 순결함은 무지와 어리석음에 빠지기 쉽고, 순결하지 않은 지혜는 교활하거나 음흉함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 선교운동은 지난 시대 허물과 잘못이 있어도 덮어주는 은혜의 시대에서 이제 청지기의 시대로 넘어갔다"며 "그 결정적 계기가 아마 2007년 아프가니스탄 사태일 것"이라며 한국선교가 외형주의와 명목주의에서 벗어나 청지기 시대에 맞는 성숙한 선교 자세를 가질 것을 요청했다.
도 목사는 또 이번 이집트 테러 사건에 대해 "사회가 이 상황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도록 한국위기관리재단이 한국교회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위기의 시대 '성령이 충만한 실용주의자'를 슬로건으로 삼아 한국교회의 선교를 일깨우고 든든히 세워나가는 재단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사장 이시영 시니어 선교한국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회무 처리에서는 이사 박상은 안양샘병원 원장의 기도, 신입 회원단체 회원증 교부, 2013년 사업보고와 감사보고, 결산 보고와 올해 사업안과 예산안 승인, 정관 변경안 승인 등이 진행됐다.
이날 신입 회원 및 후원단체로는 중동선교회(이사장 조남흥 목사), 샘물교회(최문식 목사), 기아대책(대표 두상달 장로), 인터서브코리아(대표 박준범 선교사), GMS(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박무용 목사)가 추가됐다. 또 이시영 대표, 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박상은 원장이 이사를 중임하고, 가을햇살 법률사무소 고영일 변호사, 천진 예원 청와대호텔 정영길 이사장을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정관 개정의 주요 내용은 기존 이사장, 부이사장에 상임이사를 포함하기로 한 것과 대표를 대표회장으로 명칭 변경하고 법인이사회 상임이사로서 재단 업무를 총괄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이다.
2010년 발족한 한국위기관리재단은 맞춤형 위기관리 교육 프로그램과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개인 및 단체의 위기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위기 사건 종료 후 수습과 조기 복귀를 지원하는 컨설팅 업무를 지원한다. 작년에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종합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선교사 위기관리지침서 재개정, 선교기관 멤버케어 협약서 등을 체결했다. 현재 기독교대한성결교단,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FMB), 예장 고신, 예장 합신, GMS 등 5개 교단선교부와 두란노해외선교회, FMnC선교회, 인터콥선교회, 남서울교회 등 18개 선교단체 및 후원교회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