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1일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오만을 꺾고 올림픽 7연속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관문을 잘 통과했다.

대표팀은 2개월 후인 11월23일 카타르와 2차전 원정경기를 하고, 11월2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3차전을 치러야 한다.

중동 국가와의 방문 경기는 기후가 다르고 홈 텃세까지 기승을 부리는 까닭에 항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느린 공수 전환과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 수비 불안 등 보완할 점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하지만 더 큰 숙제가 대표팀 앞에 놓여 있다.

유럽파 선수 차출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힘겹게 조련해온 차선 진용을 대폭으로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 출전하는 조광래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은 11월 11일과 15일 각각 아랍에미리트, 레바논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경기일이 정확하게 겹치지는 않지만 비슷한 시기여서 양쪽에 동원되는 선수들은 컨디션 난조를 겪을 우려가 크다.

현재 윤빛가람(경남)·홍철(성남)·홍정호(제주)·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은 성인 대표팀과 23세 이하 올림픽 팀을 오가며 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림픽대표팀은 이들 선수의 컨디션이 좋고 나쁨을 떠나 일부 선수를 아예 소집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과 국내 프로축구 리그가 막바지로 치닫는 시기여서 해당 구단들이 선수를 내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팀에는 배천석(빗셀 고베)·김보경·한국영(쇼난 벨마레)·정우영(교토상가)·조영철·김민우(사간도스) 등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많다.

홍명보 감독은 "성인 대표팀에 포함되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일본 리그가 중요한 시점이라서 소속팀에서 보내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주전들이 대거 교체될 수밖에 없는 경우에 대비한 방책을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내비쳤다.

김보경이나 조영철 같은 핵심 선수를 차질 없이 데려오려면 일본 구단들과 긴밀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수준의 대책만 있다는 얘기다.

이런 환경을 고려하면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 7회 연속 진출하기 위해 넘어야 할 최대 고비는 11월 열리는 2, 3차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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