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36 야곱이 노하여 라반을 책망할새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허물이 무엇이니이까 무슨 죄가 있기에 외삼촌께서 내 뒤를 급히 추격하나이까
37 외삼촌께서 내 물건을 다 뒤져보셨으니 외삼촌의 집안 물건 중에서 무엇을 찾아내었나이까 여기 내 형제와 외삼촌의 형제 앞에 그것을 두고 우리 둘 사이에 판단하게 하소서
38 내가 이 이십 년을 외삼촌과 함께 하였거니와 외삼촌의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낙태하지 아니하였고 또 외삼촌의 양 떼의 숫양을 내가 먹지 아니하였으며
39 물려 찢긴 것은 내가 외삼촌에게로 가져가지 아니하고 낮에 도둑을 맞았든지 밤에 도둑을 맞았든지 외삼촌이 그것을 내 손에서 찾았으므로 내가 스스로 그것을 보충하였으며
40 내가 이와 같이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나이다
41 내가 외삼촌의 집에 있는 이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외삼촌의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으며
42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이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
라반이 드라빔을 찾는 일에 실패하자 상황은 반전되었다.
야곱이 주도권을 가지고 격정적인 말로 라반에게 울분을 쏟아낸다.
그것은 라반의 집에서 20년 동안 목자로서 당한 부당한 대우를 호소하는 것이다.
당시 양과 염소를 치는 목자의 일은 그 자체로 고달픈 일이다.
때에 따라서는 수개월 동안 집을 떠나 험한 골짜기에서 모든 기후의 영향을 받으며 지내야 했다.
그래서 목자는 가축의 주인으로부터 어느 정도 법적인 보호를 받았다.
예컨대 목자는 자기 양식으로 필요한 만큼 가축 떼를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짐승에게 물려 찢기거나 도둑을 맞아 가축을 잃어버렸을 때 물어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자기 가축 떼의 보존과 증식에 집착한 의심 많은 주인들은 목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야곱이 볼 때 라반은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못된 주인과 같은 자였다.
야곱은 20년 동안 목자의 일을 하면서 라반의 가축을 축내지 않았다.
양식으로 먹지도 않았고(38절), 물려 찢긴 것이나 도둑맞은 것까지도 다 물어냈다(39절).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봉사하였다(40절).
그렇게 20년을 봉사했으나 라반은 열 번씩이나 품삯을 바꾸었다(41절).
열 번씩 품삯을 바꾼 일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으나 야곱 자신이 어떤 보수를 받을 지 알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이 경외하는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셨다.
그 하나님이 그의 수고와 고난을 보시고 라반을 책망하신 것이다(42절).
곧 언약의 하나님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야곱과 함께 하시며 모든 것을 지켜보셨다.
그리고 마침내 못된 라반을 책망하여 그의 억울함과 원한을 풀어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통해 만민이 복을 받게 하셨다(창 12:3).
그 복은 창세전 약속된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이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복이다(엡 1:4-5).
이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영생을 얻어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며, 그는 언약의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으로 믿는다.
그에게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 되는 것이다.
언약의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시오 죽은 자의 하나님이 결코 아니다(마 22:32).
하나님의 언약 안에 거하는 자는 세상 한 가운데에서 살아간다.
세상에는 라반과 같이 오직 자기 인생을 위한 탐심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자들이 무수하다.
그들 중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함이나 하나님을 사랑함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세상을 사랑하는 자 안에는 하나님을 사랑함이 부재하기 때문이다(요일 2:15).
다만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만이 가득하다(요일 2:16).
언약 안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세상을 사랑하는 자에 의해 이용당하며 착취당한다.
세상 사랑하기를 금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대가는 바로 이것이다.
세상을 사랑하는 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
이를 두고 베드로 사도는 아래와 같이 권면한다.
"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 사환들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에게 순종하되 선하고 관용하는 자들에게만 아니라 또한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벧전 2:17-21).
부당하게 고난을 받는 것은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존귀한 삶이다.
그 때 참고 견디는 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삶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영광스럽기 그지없는 삶이다.
그리스도는 부당한 고난을 받으실 때 죄를 범하지 않으셨다.
그 입에 거짓도 없으셨다.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않으셨다.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부탁하셨다.
끝내는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시고 우리를 영혼의 목자와 감독되신 하나님께로 인도하셨다(벧전 2:24-25).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가 그 길을 가야한다.
♦묵상 기도
아버지...
깊은 곳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억울함, 손해 봄, 부당함에 대해 짓눌려왔습니다.
주님이 나를 위해 당하신 억울함, 손해 봄, 부당함이 성령으로 내 안에 임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그 때에도 죄를 범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입에 원망도 없으셨습니다.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아버지께 맡기셨습니다.
나무에 달려 죽기까지 그러하셨습니다.
오, 아버지여...
말로만 주님을 따른다고 하였습니다. 심히 부끄럽습니다.
내게 부당한 대우가 임하는 것, 지극히 정상입니다.
이것을 두고 억울하다고 한 나는 주와 상관없는 자였습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아버지...
이 새벽, 나를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부당한 고난은커녕 정당한 고난도 억울해하는 나를 못박습니다.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 주님이 신원하실 줄 믿나이다.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충성하게 하소서.
모든 억울함이 십자가에 녹아내립니다. 내 영혼이 씻겨집니다.
말씀으로 새롭게 하시오니 그 은혜 한량없나이다.
주께서 내게 행하신 일을 찬양하나이다. 소리 높여 찬양하나이다.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