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강력 반발과 함께 물리적 저지 시도 속에 비준안을 직권상정했다.

남 위원장은 민주당 최재성 김동철 의원 등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외통위 소속이 아닌 민주노동당 강기갑 이정희 의원 등이 직권상정 저지에 동참하자 의사봉을 두드리지 않은 채 구두로만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한다"며 직권상정을 선언했다.

한미FTA 비준안은 지난 6월3일 국회 제출 후 106일 만에 상정된 것이다.

남 위원장은 직권상정에 앞서 "오늘이야말로 객관적으로 미 의회의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는 판단을 했다"며 직권상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여야는 앞서 지난 1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미국 정부의 비준안 의회제출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우리도 비준안을 상정키로 합의한 바 있다.

남 위원장은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늦어도 내주까지 한미 FTA 비준을 위한 관문인 무역조정지원(TAA)과 일반특혜관세(GSP) 제도 연장안을 상원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근거로 직권상정을 강행했다.

직권상정 후 야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비준안 제안 설명을 하는 동안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이것은 여야가 합의한 것이 아니라 위원장이 직권상정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비준안 의회 제출이 객관적으로 명확하지 않은데도 직권상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강기갑 의원은 "왜 대통령은 미국에만 가면 선물 보따리를 갖고 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오늘은 비준안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정하는 것"이라며 "비준안을 강행처리 하지 않고 미국보다 먼저 처리하지 않으며 미국과 재재협상이 필요할 경우 내가 앞장서 상정을 철회하겠다는 그간의 3가지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외통위는 비준안을 법안심사소위에 넘겨 실질심사에 들어가는 동시에 상임위 차원의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농축산업과 중소기업 등 취약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야당의 반발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외통위 의결절차를 거쳐 늦어도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구상이지만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당이 강행처리시 몸으로 막겠다고 벼르고 있어 여야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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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F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