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곤 목사   ©크로스로드한인교회

[기독이롭]누군가 중요한 일을 하는데 있어서 생각할 수 없는 실수를 범할 때 가까운 사람들로 부터 "당신은 왜 그렇게 어리바리 하냐!"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런 소리를 최근에 필자도 사랑하는 아내에게 듣게 되었는데, 그때가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결혼 주례를 하러 갔을 때였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여 승용차 렌트를 한 후에 오래된 유형의 내비게이션에 목적한 방향의 주소를 입력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캘리포니아 남쪽으로 한 시간 넘게 운전을 했었다. 그런데 일정한 지점에서 보여야 할 84번 고속도로가 보이지 아니하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을 놓쳐 배가 고프기도 하고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고 정신을 차린 다음에 다시 한 번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식사를 주문하면서 누군가에게 혹 나파 카운티(Napa County)의 방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중에 한 사람이 말하기를 나파를 가려고 하면 다시 오신만큼 북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필자는 내비게이션이 잘못된 것인 줄 알고 그것을 원망하며 차에 다시 가서 결혼식을 위해 리허설을 하는 호텔의 주소를 찾아보았는데 그것은 필자의 과실임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필자가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것이 결혼을 준비하고 계획한 사람의 사무실 주소를 입력한 것이다. 그래서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로스엔젤스 방향, 산타 아나(Santa Ana)를 향해 남쪽으로 달린 것이었다.

아무리 처음 가는 길이라 해도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은 충분한 점검을 하지 않은 필자의 책임이며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너무나 방만하게 생각한 것이 실수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실수를 한 필자는 스스로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옆에 있는 아내에게 변명을 하기위해 내비게이션이 구닥다리이기에 이러한 일이 생긴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되었다.

내비게이션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운 후, 다시 내비게이션에다 북쪽 캘리포니아 나파를 가는 방향을 입력시키었는데 한번 불신을 해서 그런지 내비게이션은 계속적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만 길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믿지 못하는 불신 때문에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는 것이 너무나 불편하여 나중에는 내비게이션을 끄고 지도를 펴서 하이웨이를 달렸으며 거의 목적지점에 가까이 와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주소지를 찾아 갔다.

힘겹게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그 과정은 참으로 힘들었으며 옆 좌석에 탄 아내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그러는 동안에 아내가 필자에게 말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당신은 왜 이렇게 어리바리 해", "당신은 우리 집 어리바리 1호", "우리 아들은 어리바리 2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이 그리 나쁘게 들리지는 아니했다. 그리고 말 못하는 네비게에션에 불평을 한 것이 뭔가 마음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때문에 불평이라는 오해를 낳게 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목적지에 도달하기 까지 일정한 지점마다 가리키는 장소를 필자가 가야 할 방향으로 착각을 했기에 죄 없는 내비게이션 탓만 하게 된 것이며 내비게이션이 너무나 오래되어 그런 것이라고 나 스스로를 위로한 것이다.

한 시간 반 만에 가야할 곳을 잘못된 선택과 내비게이션을 잘 이해하지 못해 5시간을 고속도로에서 해매면서 생각한 것이 바로 '상대를 알면 오해하지 않는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오해를 하고 살아가게 된다. 특별히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를 하다보면 올바른 이해를 하지 아니하고 대응하는 일이 많을 뿐 아니라 대화를 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해석을 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볼 때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사람들 간에 오해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그것의 결과는 갈등과 다툼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 이다. 이러한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가까운 친구와 친구, 연인들, 직장의 동료, 교회의 성도들 그리고 부부들 간의 대화이다. 부부의 대화중에 하나의 오해가 되는 예를 들자면 아내가 남편에게 좀 더 사랑을 받기 위해서 우회적으로, 평소에 무뚝뚝한 남편에게 친구의 남편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꺼낸다. "내 친구 남편은 아내에게 너무나 자상하데, 그런데 당신은 뭐야!", "내 친구 남편은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선물을 사준데"라고 돌려서 말을 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남편들은 아내들이 간접적으로 자신의 친구 남편의 이야기를 할 때 단순한 남편들은 자신이 비교가 되는 것 같아 쉽게 화를 내거나 기분 나빠하는 남편들도 있다. 단순한 남편들에게 우회적으로 말을 하는 것보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남편에게 사랑을 받기를 바라는 말을 하는 것이 더 지혜롭다고 본다. "내일 결혼 기념일인데 뭐 선물 할꺼야!"라고 말을 하는 것이 아내의 친구 남편의 이야기를 빗대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

자그만 한 것이지만 조금만 비껴서 상대를 바라보고 말을 꺼낸다면 사소한 것으로 인해 오해의 요소가 될 만한 것을 얼마든지 방지 할 수 있다고 본다. 대화를 함에 있어서 난처하고 당혹스러운 일이 주어질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해가 되는 것을 풀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침묵을 하고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오해가 잘 못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길게 늘어질 때가 있으며, 말이 자칫 잘못하면 공동체의 전체를 혼동 속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가치의 혼란과 공동체의 구성원 간에 갈등이 주어질수록 "나라면 절대 저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을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말들을 피해야 할 것이며 상대를 이해(Understanding) 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이해라는 것은 나의 생각을 낮추고 상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각기 처한 처지와 형편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오해를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데일 카네기가 인간 관계론에 대해서 말하기를 "다른 사람이 완전히 틀릴 수 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를 탓하지 마라. 바보는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오르지 현명하고 참을 성 있고 뛰어난 사람들만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이 고집이 세어진다고 한다. 그것은 세상을 너무나 연륜으로만 보려고 하기에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부족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연륜으로 어떤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어린아이와 젊은이들 그리고 조금 부족한 사람들에 대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수를 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알려고 노력한다면 상대에 대한 오해의 요소를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김칠곤칼럼 #김칠곤목사 #크로스로드한인교회김칠곤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