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 소장   ©아시안 약물중독 치료서비스

마리오 푸조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대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 돈 꼴리오네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지주들의 탄압과 착취가 난무했던 이탈리아의 시실리 섬으로부터 탈출을 꾀하며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서 있는 뉴욕으로 입성하면서 시작된다.

마치 김일성이 해방 후 항일 빨치산의 백두전설을 퍼뜨리며 북한으로 진주한 것처럼. 영화 속의 어린소년 꼴리오네는 뉴욕의 슬럼가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범죄세계의 생리에 대해서 터득하며 이윽고 뉴욕을 기점으로 하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대부가 된다. 영화의 전편에 흐르는 범죄와 폭력, 그리고 후계구도를 둘러싼 끊임없는 배신과 삶의 욕망은 오늘 북한의 1인독제 권력의 모습과 일치한다.

돈 꼴리오네의 대를 잇는 영화 속의 마이클은 (알 파치노 분) 북한의 김정은과 흡사하다. 신념과 비전이 없는 장자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어리지만 눈빛이 살아있는 냉혈의 마이클을 총애하는 돈 꼴리오네는 장남 김정남을 팽시키고 어린 김정은에게 자신의 욕망을 물려준 아버지 김정일과 닮은꼴이다.

마이클은 배신자들의 총격에 운명을 달리한 그의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여러 계파의 보수들을 비장한 눈빛으로 살핀다. 무겁고 침울하게 흘러나오는 장송곡은 다름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세우는데 걸림돌이 되는 반대파 숙청을 위한 피비린내 나는 살생부를 준비하는 전주곡이었다.

1년 전 이맘때 김정일의 장례식을 주도하던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자인 김정은의 눈빛은 영화 속의 마이클의 눈빛과 거의 흡사하게 비장했다. 그 역시 김정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북한권력의 핵심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이 겁 없고 충동적인 젊은 보수 김정은은 자신이 준비한 각본대로 조금이라도 자본주의냄새가 나는 반당주의자들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차근차근 감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규모 숙청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그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자,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을 실각시키며 처형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서방세계에 다소 온건적인 외교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북한권력의 2인자였던 장성택은 어린 지도자 김정은에게는 인민의 시선을 자신에게만 집중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이지 않았겠는가 싶다.

영화 속의 마이클역시 하나뿐인 누이의 남편과 자신의 친형을 허랑방탕한 조직의 위해인물로 지목하고 냉혈하게 처단한다. 북한의 1인 독재가 3대에 걸쳐서 가능할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바로 불충하면 가차 없이 처단하는 인간 생명을 담보로 하는 극단적 공포정치를 통해서 맹종과 맹신만을 강요하는 마피아 조직에 다름이 없기 때문 이었다. 하지만 불의한 인간의 신의가 영원할 수 없듯이 영화 속의 돈 꼴리아네의 가문은 조직 내로부터 무너졌음을 비추어 볼 때, 이와 마찬가지로 이제 북한의 김일성종교가 스스로 무너져 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북한의 이곳저곳으로 부터 시나브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단, 북한의 붕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조건은 있다. 마치 우리사회의 조폭의 문화가 자생하며 없어지지 않는 까닭이 그들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권력들의 검은 커넥션들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듯이 북한집단 역시 그들의 생리를 협상과 타협을 통해서 달래보려 하는 주변열강들의 힘에 의해서는 그들 권력마피아 집단은 그리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조폭이 근절되기 위해서는 규범을 준수하려는 보다 건전한 시민정신이 확립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권력의 붕괴는 북한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계몽과 자유에 대한 그들의 갈망을 고취시킴으로 가능하며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유린의 참상을 낱낱이 밝히고 김씨 일가의 잔인한 범죄 실상을 만천하에 고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에 만연한 친북과 반정부 시위는 결국은 남한사회를 와해시키고 북한의 마피아권력에 힘을 보태서 급기야는 대한민국을 붕괴 할 수도 있는 반민족적, 반통일적 행위에 지나지 않음을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난, 갑자기 내가 즐겨보던 영화가 북한의 폭력조직의 생리와 오버랩 되면서 북한권력의 잔악상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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