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8 내가 결혼하지 아니한 자들과 과부들에게 이르노니 나와 같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9 만일 절제할 수 없거든 결혼하라 정욕이 불 같이 타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나으니라
10 결혼한 자들에게 내가 명하노니 (명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주시라) 여자는 남편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11 (만일 갈라섰으면 그대로 지내든지 다시 그 남편과 화합하든지 하라) 남편도 아내를 버리지 말라
12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 내가 말하노니 (이는 주의 명령이 아니라) 만일 어떤 형제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남편과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며
13 어떤 여자에게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있어 아내와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 남편을 버리지 말라
14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고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너희 자녀도 깨끗하지 못하니라 그러나 이제 거룩하니라
15 혹 믿지 아니하는 자가 갈리거든 갈리게 하라 형제나 자매나 이런 일에 구애될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은 화평 중에서 너희를 부르셨느니라
16 아내 된 자여 네가 남편을 구원할는지 어찌 알 수 있으며 남편 된 자여 네가 네 아내를 구원할는지 어찌 알 수 있으리요
바울은 고린도교회 안에 생긴 음행의 문제를 모티브로 하여 결혼에 관한 교훈을 전한다.
결혼의 목적중 하나는 음행을 피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남편과 아내는 성적인 의무를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최선의 방책이 아니며 자신처럼 독신으로 주를 섬기는 것이다.
곧 미혼자이든 기혼자이든 주 안에 거하는 자는 결혼의 목적중의 하나인 음행을 넉넉히 이기고 그 몸으로 주를 기쁘시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결혼하지 않은 자와 과부들이 자신처럼 그냥 홀로 지내라고 권면한다(8절).
그러나 만일 정욕이 불타올라 주체할 수 없거든 차라리 결혼할 것을 주문한다(9절).
이상과 진술을 통해 성도의 결혼과 관련한 세 가지 상태가 정해진다.
① 가장 행복한 상태란 결혼하려는 욕망을 느끼지 않은 채 홀로 사는 사람이다.
② 이보다 덜 바람직한 상태는 자신의 성적본능을 충족해야 하고 또 그러한 본능을 결혼생활에서 충족하는 사람이다.
③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는 성적 욕망이 있으면서도 결혼하지 않고 결국 음행에 빠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상대적 평가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결혼을 했지만 결혼생활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세 가지 상태중 최선의 상태인 독신으로 가기 위해 부부의 결속을 끊고 별거생활을 해야만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바울은 몇 가지 경우를 예시로 권면한다.
먼저 전제되는 것은 바울이 고린도교회가 생긴 것은 이 서신을 기록하기전 5년도 안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자는 초신자들이며 이제 갓 그리스도를 믿게 된 이들이다.
만일 결혼관계 안에서 부부가 모두 믿었다면 서로 갈라서지 말 것이다(11-12절).
만일 갈라섰다면 그대로 지내든지 다시 배우자와 합칠 것이다(11-12절).
이것은 예수께서 직접 명령하신 바를 따른 가르침이다(막 10:5-9).
이제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시 말한다. 이것은 주의 명령이 아니라 바울의 견해이다.
여기서 주의 명령은 바울이 주님께 직접 받은 말이며 그의 견해는 성령의 감동으로 하는 말이다(40절; 나도 또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줄 아노라).
바울이 말하는 그 나머지 사람은 신자와 불신자가 부부인 혼합결혼의 상태이다.
이들 역시 결혼한 상태에서 배우자 한편이 먼저 믿게 된 경우이다.
믿는 남편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그녀가 같이 살기를 원하거든 그녀를 버리지 말 것이다(12절).
마찬가지로 믿는 아내에게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있어 그가 같이 살기 원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 것이다(13절).
이는 믿는 배우자로 인해 믿지 않는 배우자가 거룩하게 되기 때문이다(14절).
그들의 자녀들 또한 믿는 부모로 인해 거룩하게 된다(14절).
하지만 믿지 않는 자(남편)가 헤어지려고 하면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다(15절).
믿는 남편이나 믿는 아내는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에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평화롭게 살게 하려고 부르셨다.
비록 혼합결혼 상태라도 남편과 아내는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만일 믿지 않는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평화가 임할 것이며, 결국 믿는 배우자로 인하여 믿지 않는 배우자가 개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믿는 배우자가 신앙을 이유로 헤어지려고 한다면 추진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러한 상태에서 별거는 분쟁을 일으키게 될 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배우자는 '평화의 길을 위하여' 연합의 상태를 지속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 자가 떠나거나 별거를 요구할 때에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바울의 가르침은 '믿는 배우자'의 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록 혼합결혼이라도 믿는 배우자에 의해 파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그리스도인 배우자가 가능한 한 믿지 않는 배우자와 함께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믿지 않는 자에 대한 구원의 가능성으로 인해서이다.
믿는 아내는 그녀의 남편을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믿는 남편은 그의 아내를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믿지 않는 배우자의 구원은 믿는 배우자의 말이나 행동을 통한 증언의 결과일 수 있다.
믿는 자에게는 이러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믿는 아내들의 경건한 믿음과 정결한 행실이 믿지 않는 남편들을 구원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아내들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라 이는 혹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의 행실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니, 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실을 봄이라"(벧전 3:1-2).
바울은 고린도교회 내에 생긴 음행의 문제를 발단으로 결혼관계를 다루고 있다.
특히 혼합결혼의 문제는 기독교가 들어온 지 수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자와 불신자 간의 결혼관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제시한다.
그래서 가족 전체가 믿는 자로 시작하는 모태신앙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
불신상태에서 가족 중 한 사람이 먼저 믿음으로써 생겨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바울의 논점은 신자의 거룩함은 불신자의 부정함보다 강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칼빈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신자의 경건함이 결혼을 성결하게 하는 정도는 불신자의 불경건함이 결혼을 더럽히는 정도를 능가한다'
그러므로 가족 중에서 진리를 알고 경건하게 믿는 한 사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묵상 기도
아버지여...
말씀을 떠나 믿은 자요 언약을 깨트리며 믿은 자였습니다.
영생의 진리를 알기까지 불신자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내 속의 탐심과 방탕, 음란을 따라 살며 주의 이름을 더럽힌 자였습니다.
깊은 층의 목마름을 세상의 재미로 해결하려던 자였습니다.
사망을 향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차와 같았습니다.
오, 아버지...
제게 임한 당신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웠습니다.
내 인생을 거두어 가심은 당신의 선하신 뜻이었습니다.
고멜처럼 당신이 주신 것으로 내 인생을 살며 허랑방탕했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진 지금, 오래 참으신 당신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주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죄인 사랑은 한이 없으셨나이다.
아버지...
진토 중에서 건져내신 은혜를 감사하나이다.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오니 그 은혜 한량없나이다.
아들의 죽음과 무덤 안에서 영생의 빛이 비추니 기이하기 그지없나이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하리이까?
구원의 잔을 높이 들고 내게 행하신 당신의 구원을 선포하리이다.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