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한국시간) 브라질 바히아주 사우바도르의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FIFA집행위원회에서 한국이 2017 U-20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협회는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5년 만에 FIFA가 주관하는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인 U-20월드컵을 단독 개최하게 됐다"며 "이로써 대외적으로는 추락한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과 외교력을 복구하는 큰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2017년 U-20 월드컵 유치를 희망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멕시코·우크라이나·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12개국이었다.
하지만 개최지 대륙 안배 등 국제 축구계의 조정이 이뤄지며 아시아 국가인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의 2파전으로 경쟁이 좁혀졌다.
최근 대회는 나이지리아(1999년)·아르헨티나(2001년)·아랍에미리트(2003년)·네덜란드(2005년)·캐나다(2007년)·이집트(2009년)·콜롬비아(2011년)·터키(2013년) 등에서 펼쳐졌다.
개최지는 FIFA 집행위원 25명의 투표로 결정됐다. 축구 외교력·국제 대회 개최 경험·인프라 등에서 한 발 앞서 있던 한국은 아제르바이잔을 따돌리며 대회 개최권을 거머쥐었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실무진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 빛을 발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 11월14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를 방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유치신청서와 개최협약서를 직접 제출한 것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을 돌며 FIFA 집행위원, 각국 축구협회 인사 등을 만나는 등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정부도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제2차관을 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을 2일 현지로 파견하는 등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풍부한 국제 대회 개최 경험·인프라 등도 FIFA의 후한 평가를 이끌어내는데 한 몫을 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2002년 한일월드컵·2007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이어 U-20 월드컵까지 안방에서 열게 된 한국은 FIFA가 주관하는 4대 남자축구대회를 모두 치르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일본(2002년)·멕시코(2011년)에 이어 세계 세번째다.
U-20 월드컵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 중 월드컵(1930년 시작) 다음으로 역사가 긴 대회다.
지난 1977년 튀니지 대회(당시 FIFA 세계청소년축구대회)부터 올해 터키 대회까지 36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07년 캐나다 대회 때부터 U-20 월드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개최 주기는 2년이며 올해까지 19차례 대회가 열렸다. 제20회 대회는 2015년 뉴질랜드에서 열린다.
그동안 디에고 마라도나(53·아르헨티나)·티에리 앙리(26·프랑스)·아드리아누(31·브라질)·리오넬 메시(26)·세르히오 아구에로(25·이상 아르헨티나) 등이 이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협회는 "이번 U-20 월드컵 유치를 통해 아시아 축구 최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월드컵 개최는 국내·외 유소년 축구 발전 및 저변 확대·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지역 문화·관광 및 경제 발전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FIFA는 내년에 서울·수원 등 9개 개최후보도시를 직접 방문해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에 개최도시(6~8개 사이)를 확정·발표한다. 대회조직위원회는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