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2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3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4 제삼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 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5 이에 아브라함이 종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하고
6 아브라함이 이에 번제 나무를 가져다가 그의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7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8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9 하나님이 그에게 일러 주신 곳에 이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10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11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12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13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14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아브라함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삭을 얻었다.
하나님이 그에게 약속하신 씨는 그의 몸에서 난 자 이삭이며, 곧 독자이다.
하나님의 약속은 인간적으로 볼 때 모순된 상황에서 성취되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은 후 이방나라의 왕 아비멜렉과 언약을 맺었다.
이는 아브라함을 통하여 모든 민족이 복을 받는 약속에 대한 첫 열매이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시험하신다.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2절)
하나님은 분명 이삭을 통해 후손에 대한 약속을 성취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은 스스로 약속의 성취를 파기하시는 시험을 내리신다.
물론 아브라함은 이것이 하나님의 시험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시험받는 자가 시험인 것을 알면 더 이상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험은 약속을 주신 자가 그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다!
이제 약속의 담지자는 약속을 주신 자의 약속 파기 앞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아브라함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그 명령을 따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의문도 회의도 저항도 없이 '복종'하는 것뿐이다.

그는 제물로 바쳐질 이삭과 함께 하나님이 지시하신 땅으로 올라간다.
삼일 만에 그곳에 도착하여 동행하던 두 종을 뒤로 하고 이삭만 데리고 간다.
이에 이삭이 번제로 드릴 양을 잊고 왔다고 지적하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실 것이라고 대답한다(7절).
그는 번제로 드릴 나무를 쌓아놓은 다음 이삭을 결박하여 그를 번제단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아들을 죽이기 위해 칼을 움켜쥐었다.
바로 그 때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로부터 그를 불러 이른다.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마라...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12절).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보니 수양 한 마리가 뒤에 있고 뿔이 수풀에 걸려있다(13절).
아브라함이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린다.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고, 사람들이 그곳을 가리켜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고 불렀다.
'여호와 이레'(야훼 이레)는 '여호와께서 보실 것이다'(여호와께서 준비하실 것이다)라고 읽을 수 있으나, 그것은 또한 '야훼 예라에'(여호와께서 나타나실 것이다)라고도 읽는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바치라고 하신다.
독자 이삭의 운명은 하나님의 구원사에 있어 '씨'의 시작이다.
그런데 그 시작을 하자마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하신다.
아브라함이 그 말씀을 그대로 복종하자, 숫양을 대신 주신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인정되고 그에게 '씨의 번성'이 거듭 약속된다(17절).

하나님의 구원사는 '약속→성취'의 구도가 아니라 '약속→시험→성취'의 구도를 가진다.
여기서 시험은 약속받은 자가 하나님의 모순성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의 시험이다.
하나님은 갈 바를 알지 못하나 말씀에 복종함으로써 본토와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났다.
자손의 약속이 성취되기까지 온갖 시험에 부딪쳤다.
시험의 내용은 말씀을 의지할 것인가, 모순적 상황을 의지할 것인가에 있었다.
하나님은 모순적 상황에 반응한 아브라함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결국 말씀대로 이루셨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사라를 돌보셨고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21:1).

아브라함은 이삭으로 인해 크게 웃었다. 하지만 이스마엘로 인해 크게 괴로워하였다.
이 때 하나님은 이삭을 통한 씨의 약속을 확인시키시고 이스마엘을 내보내라고 하셨다.
아브라함은 말씀 그대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냈다.
그리고 아비멜렉과 맹세의 언약을 체결함으로써 씨의 약속을 확신하게 되었다.
바로 그 때 씨의 약속을 담지한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하신다.

하나님은 스스로를 모순성에 가두신다.
자신이 약속하시고 자신이 주신 것을 죽이라고 하신다.
그것도 그것을 주신 이를 신뢰하는 아버지를 통해서 말이다.
약속은 즉각 성취되지 않으며 죽음을 통과하는 모순성의 시험을 통해서 성취된다.

♦묵상 기도

아버지...
50여 평생을 육신의 생각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없이 내가 원하고 목적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나 마음으로는 멀었습니다.
마음은 오로지 내 생각, 내 기대, 내 소원으로 가득했습니다.
허탄한 세월이 지나고 티끌과 재가 되는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무덤에 빛이 비추었습니다. 아들의 무덤에 생명의 빛이 비추었습니다.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참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아버지...
창세전부터 약속하신 영생이 주어졌습니다.
그것은 제가 헤아릴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모순성의 시험 중에 임했습니다.
사람들은 기대합니다. 환난 없이 하나님의 나라를 들어가는 환영(幻影)을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 나라에 들어가는 자는 큰 환난을 받는 자입니다.
그 환난을 받기에 합당히 여김 받음을 기뻐하는 자입니다.
오, 주여! 당신의 아들이 고난당하심으로 순종함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오늘도 그 나라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구원의 근원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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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씀묵상선교회 #서형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