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와 상주상무가 팀의 명운을 걸고 1부 리그행 마지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강원과 상주가 참석한 가운데 2일 축구회관에서 'K리그 승강 P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 팀은 K클래식(1부 리그) 12위(강원)와 챌린지(2부 리그) 우승(상주) 자격으로 맞붙는다. 1차전은 4일 상주시민운동장, 2차전은 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클래식 12위 강원과 챌린지 우승팀 상주는 용 꼬리와 뱀 머리 대결로 비유할 수 있다. 승강플레이오프 2경기를 통해 팀의 위치가 달라진다. 양 팀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강원은 최근의 상승세가 무섭고 상주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강원은 지난달 30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최종 라운드에서 3-0으로 승리해 극적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의 기회를 잡았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이겨냈다.
8승12무18패(승점 36)를 기록한 강원은 치열하게 강등경쟁을 벌였던 대구FC(6승14무18패·승점32)를 4점 차로 따돌리고 12위를 확정했다.
단기전에서 관건은 체력과 집중력이다. 제주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완승을 거둬 자신감과 집중력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다만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최종전까지 사투를 벌인 강원은 체력이 바닥나 있는 상태다.
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용갑 강원 감독은 "선수 체력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팀 분위기가 좋고 회복속도로 빠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정신력과 투혼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강원은 8월 김용갑 감독체제로 탈바꿈한 뒤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부임 뒤 내리 4연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대거 출전 기회를 제공하며 팀 분위기를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9월28일 대전시티즌전(3-1 승)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달리며 잔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올 시즌 38경기에서 34골을 넣고 67골을 내준 불안한 뒷문은 강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마지막 2경기에서 5골을 뽑아내 공격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경기당 평균 1.76골을 내주는 등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상주가 국가대표 골게터이자 챌린지 득점왕(15골) 이근호(28)를 비롯해 쟁쟁한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강원의 불안한 수비는 아킬레스건이다.
지난해 강제 강등을 겪은 상주는 1년 만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팀 슬로건을 '역사는 상주에서 시작된다'고 정한 상주는 K리그 사상 첫 승격팀의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상주는 구단 법인화 등의 문제와 맞물려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라이선스 요건을 갖추지 못해 2부 리그로 내려 앉았다.
지난달 12일 백지훈(수원)·김재성(포항)을 비롯한 21명의 선수가 일제히 전역해 종전 초호화군단에 비하면 힘이 빠졌지만 공격 자원은 여전히 건재하다.
득점 1·2위 이근호와 이상협이 버티고 있다. 최근 수원FC전에서 골맛을 본 하태균도 있다.
상주 박항서 감독은 "선수 구성이나 팀의 수준으로 봤을 때 우리가 1부 리그에 올라가는 게 맞다고 본다. 선수들의 자존심의 문제다"며 승리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