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
2 내가 너희를 젖으로 먹이고 밥으로 아니하였노니 이는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였음이거니와 지금도 못하리라
3 너희는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
4 어떤 이는 말하되 나는 바울에게라 하고 다른 이는 나는 아볼로에게라 하니 너희가 육의 사람이 아니리요
5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냐 그들은 주께서 각각 주신 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6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7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8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9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지도자를 따라 행하는 분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를 두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의 도를 다시 가르친다.
십자가의 말씀은 그가 처음 고린도에 갔을 때 이미 선포한 바이다(2:2).
그러나 그들의 신앙은 십자가의 말씀이 그 중심이 되지 않은 채 도리어 복음 전도자를 따르고 자랑하는 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바울은 다시 고린도교회의 현실로 돌아온다.
그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을 영적인 자들과 같이 대하지 않고 육신에 속한 자로 대한다(1절).
여기서 '육신에 속한 자'(헬, 사르키코스)는 '육신'(헬, 사르크)의 파생어로서 그리스도를 믿으나 '자기주장 의지' '본성적 욕망'(the sinful nature)을 따르는 자이다.
바울은 그들을 젖으로 먹이고 밥으로 아니하였다(2절).
그것은 그들이 밥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그들이 밥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울은 그들에게 처음부터 십자가의 말씀을 전했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젖과 밥은 동일하게 십자가의 말씀이다.
젖과 밥이 둘 다 음식에 속하나 그 형태가 다르듯 바울이 전한 내용은 십자가의 말씀이나 그 형태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적어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십자가의 도에 대한 본질을 알지 못한 것이다.
이로 보건대 미성숙한 신자가 시간이 경과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안다는 기대는 허망하다.
오직 성령께서 하늘에 속한 진리의 말씀을 조명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고린도교회의 성도들은 구변과 지식이 많고 은사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방언을 말하고 예언을 말하는 등 성령의 은사가 많다고 해서 '영적인 사람' 결코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육신에 속한 자요, 미성숙한 자요, 인간적인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자이다.
그 증거는 그들 안에 시기와 분쟁이 있고, 사역자들을 추종하고 자랑하는 것이다.
'나는 바울 편이다. 나는 아볼로 편이다'라고 하는데 어찌 인간적인 표준을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기독교 신앙에서는 사람의 종류를 3가지로 분류한다.
세상 사람은 육에 속한 자, 미성숙한 신자는 육신에 속한 자, 그리고 성숙한 신자는 영에 속한 자라고 하고 있다.
세상 사람은 논외의 영역에 있으나 육신에 속한 자와 영에 속한 자는 경계선도 모호하고 논란이 많다.
워츠만 니가 쓴 '영에 속한 사람'은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유일한 교본'(?)처럼 여겨진다.
그는 사람을 영, 혼, 육으로 나누고 오직 영의 지배를 받는 사람을 영적인 사람으로 보았다.
그는 육적인 본성으로 살지 말고 혼적인 느낌에 속지 말고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살 것을 표방한다.
순교적인 삶과 죽음이 기반이 된 그의 가르침과 많은 영향력을 주었고 그 효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이것은 성령을 따라 사는 체험적 실천을 말한 것이지 '영에 속한 자'의 '본질'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바울이 말하는 영적인 사람은 십자가의 말씀을 통해 창세전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약속을 아는 자이다.
곧 복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도를 알고 영원한 생명을 살아가는 자이다.
그는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을 알고 만물 위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하나님 안에 거한다.
영어성경(NIV)에서는 육신에 속한 자를 '세상에 속한 자'(worldly)로 번역하였다.
그가 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단지 시간의 경과함으로써 자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묵상 기도
아버지...
육신에 속한 자였으나 영에 속한 자로 생각했습니다.
은사와 체험이 영에 속한 자의 증거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 안에 시기와 경쟁이 항상 있었고 사람을 따르고 사람을 따르게 한 자였습니다.
만물 안에 갇힌 자요 세상의 정욕과 육신의 생각을 따르는 자였습니다.
아버지...
당신의 심판은 영에 속한 자로 이끄셨습니다.
만물이 황폐한 자리에서 만물 위의 하나님을 보게 하셨습니다.
성령의 가르침으로 창세전 미리 정하신 지혜를 알게 하셨습니다.
아들 안의 생명을 주어 당신과의 사귐에 이르는 은혜를 주셨나이다.
아버지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은 넘어지고 쓰러집니다.
육신의 생각이 나를 속이고 나를 다스립니다.
냉랭한 마음, 착잡한 심정, 낙심과 불안이 엄습하나이다.
다시 하늘의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 얼굴을 앙모하나이다.
육신의 느낌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끊을 수 없는 당신의 사랑을 신뢰합니다.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여전히 찬송하나이다.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