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매년 이맘때면 벌어지는 무신론자들의 '크리스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앞장서고 있는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FRF)은 많은 미국인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제거하고 단순한 축일로 축소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이들은 올해는 크리스마스 대신 '동지(冬至)'를 기념하자는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놓아 기독교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재단 공동회장인 댄 바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월이 철저하게 기독교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지를 기념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일종의 침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며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는 동지를 기념해 왔다. 우리가 볼 때는 모든 인간에게서 자연발생적인 축일을 앗아가는 기독교인들이 침범자들이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이 같은 주장과 함께 미국인들에게 동지를 기념하도록 권장하고자 총 14종에 이르는 '동지 카드'까지 내놓았다. 이 카드들에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카드에 들어가는 문구들을 패러디한 '리즌스 그리팅스(Reason's Greetings)' 등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들은 카드와 더불어 성경을 멀리할 것을 경고하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와 '반세례증서(debaptismal certificates)', '히든스 그리팅스(Heathen's Greetings)' 등의 비종교인이 될 것을 설득하는 소책자들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재단은 공공장소의 크리스마스 장식물 설치에 반대하는 활동으로도 악명이 높다. 일리노이 주에 소재한 도시 앨십(Alsip)는 지난 35년간 크리스마스 시즌에 시의 급수탑에 십자가를 설치해 왔으나, 지난 해 이 재단이 시의회로 십자가 설치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보냄에 따라 오래 전통을 포기했다.
한편, 현재 이 재단 외에도 많은 수의 무신론자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단체를 이뤄 미국에서 크리스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이들은 주로 정교분리에 관한 수정헌법 제1조의 내용을 근거로 공립학교나 정부 기관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못하도록 막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 예로 뉴저지 주 보든타운(Bordentown) 지역 교육감인 콘스탄스 바우어는 에서는 매년 이 지역 초등학교들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캐롤을 부르는 것을 금지시켰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게 되자 이를 다시 허용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기독교 권익 옹호단체자유수호연합(Alliance Defending Freedom)의 법률 자문위원인 제레미 테데스코는 "많은 교육 담당자들이 수정헌법 제1조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무신론자 단체들이 전파하는 잘못된 정보와 위협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해마다 돌아오는 무신론자들의 크리스마스 전쟁을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 작년 미국 설문조사 회사인 퍼블릭폴리시폴링(Public Policy Polling)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47%의 응답자들이 '크리스마스에 대한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보다 적은 수인 40%가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1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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