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전에서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팀 상승세에 탄력이 붙인 홍명보호가 러시아전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17일(현지시간) 오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왕립 두바이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역전승은 굉장히 힘들다"면서 "강한 상대에게 실점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했다는 것은 이제는 우리 팀에 어느 정도 '힘'이 붙었다는 것"이라며 스위스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부임한 이후 4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움츠러들었던 대표팀은 9월 아이티를 상대로 마수걸이 첫 승을 신고하고 나서 최근 말리와 스위스를 상대로 두 차례 연속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홍 감독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 A매치인 만큼 러시아전이 선수들이 자신감을 더 끌어올리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저녁에 스위스전을 치르고 나서 다음날 오전 인천공항에 모여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장장 10시간에 가까운 비행 끝에 초겨울 날씨인 한국과는 기후가 정반대인 두바이에 도착했다.
반면 러시아는 일찌감치 두바이에 짐을 풀고 15일 세르비아와 한 경기를 이미 치르며 적응을 마친 상태다.
홍 감독은 악조건 속에서 러시아전이 치러진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이 한 단계 발전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이동하느라 잠도 충분히 못 잔 상태이지만 이런 상황을 견뎌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게 경험인데 악조건 속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치열한 주전 경쟁이 펼쳐지는 골키퍼 포지션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홍 감독은 스위스전이 열리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성룡(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김승규(울산)에게 골문을 맡겼다.
홍 감독은 "정성룡은 중요한 선수다. 다만 스위스전을 앞둔 시점에서 김승규의 경기력이 낫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전에서는 판단이 또 달라질 수 있다"며 두 선수간 선의의 경쟁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