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스위스에 7년 만에 설욕했다.
한국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후반 42분에 터진 주장 이청용(볼턴)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7년 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당한 0-2 패배를 설욕하면서 웃을 수 있었다.
내년 본선을 대비, 유럽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상대였던 스위스를 상대로 합격점을 줄만한 경기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7위 스위스는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E조에서 무패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강호다. 본선에서는 톱시드 자격도 획득했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를 꺾은 것이다. 상대전적은 1승1패가 됐다.
전반전에 수비에서 여러 차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견고한 스위스의 허리와 수비진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기어이 승부를 뒤집는 뒷심도 보여줬다.
주장을 맡은 이청용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42분에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골을 넣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 리그에 진출한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A매치 21경기 만에 데뷔 골을 터뜨려 기쁨을 만끽했다.
붙박이 주전 골키퍼 정성룡(수원)을 밀어내고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한 김승규(울산)는 일대일 위기에서 선방하는 등 무난한 경기력을 보였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처음으로 손발을 맞춘 단짝 손흥민(레버쿠젠)과 김신욱(울산)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초반 분위기는 스위스가 좋았다. 한국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수비수 이용(울산)의 볼 트래핑 실수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7분 스위스 파팀 카사미(풀럼)가 이용의 공을 가로채 돌파한 후에 때린 왼발 슛이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골키퍼 김승규가 손쓸 수 없는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노렸다.
한국은 전반 14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기성용(선더랜드)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정확한 헤딩슛으로 골문을 열었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알리는 기를 올렸다.
전반 23분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해 일대일 위기도 내줬지만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전반 막판에 살아났지만 큰 틀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전반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을 대신해 이근호(상주)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적중했다.
이근호가 들어오면서 한국은 왼쪽 측면에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근호의 빠른 침투가 견고했던 스위스 수비를 흔들었다.
이근호는 왼쪽뿐 아니라 오른쪽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14분 동점을 만들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기성용의 자로 잰 듯 한 크로스를 수비수 홍정호가 몸을 날리면서 헤딩슛으로 연결,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 이후 페이스는 완전히 한국이 가져왔다. 패스의 정확도와 속도가 전반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중원을 장악해 원하는 템포에서 경기를 이끌었다.
홍 감독은 1-1로 팽팽한 가운데 후반 32분에 손흥민을 빼고 남태희(레퀴야)를·후반 38분에 김신욱을 빼고 윤일록(서울)을 넣었다.
공격진에서 기동력이 살아나자 공격력은 배가 됐고 이근호가 다시 한 번 명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42분 쇄도하는 이청용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청용은 안정적인 자세에서 헤딩슛을 시도,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날 운동장에는 3만6813명의 관중이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