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FA 최대어로 꼽히는 강민호(28)에게 80억원 이상의 롯데 FA 역사상 최고액의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80억원은 롯데가 책정한 최초이자, 최소 금액이다.
강민호는 롯데와 11일 첫 만남을 가졌다. 검증된 공격력과 수비, 스타성, 그리고 20대 FA 포수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강민호는 가볍게 역대 FA 최고액(종전 4년 60억원, 심정수)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롯데 배재후 단장 역시 "강민호에게 역대 최고액 대우를 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강민호와 롯데는 하루에 두 번이나 만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강민호는 오후 2시 사무실에서 협상 실무자와 약 5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6시에는 배 단장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협상기한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두 번 만났다는 건 강민호와 롯데의 대화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걸 암시한다.
강민호와 구단은 롯데 잔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는 이미 수 차례 "롯데에 남고싶다"고 강조해왔다. 구단 또한 강민호를 잔류시키기 위해 과감한 베팅을 감행했다.
구단이 강민호와의 하루 두번의 미팅과 과감한 베팅을 한 이유는 실력 이외에도 크게 두가지로 볼수 있다.
첬째는 강민호가 지닌 상징성이다. 롯데는 최근 자체 FA에서 이대호(오릭스), 김주찬(KIA), 홍성흔(두산) 등을 줄줄이 잃었다. 정대현 등 외부 FA도 수혈했고, 떠난 선수들과의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롯데가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지만 '부산 정서'는 여전히 곱지 않다. 이 와중에 강민호마저 잃으면 간판선수들이 다 떠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구조적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강민호가 쥐고 있는 셈이다.
둘째, 흥행이다. 포수 장성우가 경찰청에서 돌아왔어도 강민호가 있어야 롯데는 4강권 전력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는 선발진에서 장원준이 제 몫을 해주고, 외부 FA와 외국인타자 1명을 추가 영입하고, 강민호를 잔류시키면 내년 시즌 우승 전력에 근접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관중이 44%%나 격감했다. 강민호가 남아야 성적과 더불어 흥행에서도 반전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 롯데와 강민호는 13일 2차 협상을 갖는다. 이번 협상에서 최종 결정권자는 강민호다. 강민호는 부산 팬들의 애정과 롯데의 대우에 감사하고 있지만 계약은 계약이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 최종일(16일)까지 갈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수 없다. 옵션 등 세부조건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