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의 규모를 내년에는 축소운영하기로 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2014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안'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누적 결손을 기록하는 등 고비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외국환평형기금의 규모를 72조68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외국환평형기금 계획안 규모인 80조4천857억원보다 8조4천177억원(10.5%) 줄어든 규모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 급변동 때 여유재원으로 외화자산을 매매함으로써 시장안정조치를 취하는 기금이다. 운용규모가 커질수록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기금의 재원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지급 금리와 자금운용을 통해 받는 수취금리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역마진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평기금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자기금예수금을 올해보다 5조3천729억원(13.7%) 줄인 33조8천114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차환에 17조8천억원, 신규 발행에 16조원의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외평기금 운용 규모를 조정하는 실질적인 척도인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신규발행 한도는 올해의 18조원보다 2조원 줄어든 수준으로 최근 3년 만에 가장 작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내년도 공자기금 신규예수규모를 2조원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기준 외평기금 누적손실은 34조4천억원으로 2008년의 9조900억원 대비 4배 가까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외평기금 누적손실은 2009년 13조8천억원, 2010년 18조9천억원, 2011년 22조2천억원으로 점차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환평가 손실 6조5천억원에 조달차손 5조8천억원을 더한 12조3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외환보유액과 국가채무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외평기금 규모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제시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내년 상환 예정인 외화표시 외평채 25억달러 전액을 차환발행하는 대신 기금 보유 외화자산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