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진으로 온통 물들어 있는 이 시대에 아날로그 작업을 고집하면서 흑백사진 작업을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게 하는 사진집이 출판됐다.
조상민(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초빙교수) 사진작가가 출판한 사진집 < SEEING THE UNSEEN >(한국기록문화연구소, 2013년 10월)는 흑백사진을 통해 풍경, 자연의 무한한 변화 과정을 그만의 서정적인 순간으로 표현했다.
사진집에 나온 사진들은 바다, 산, 구름, 하늘, 숲, 나무 등의 자연을 모티브로 했다. 일반인들은 자연에 대한 외각만 스쳐며 느끼지만, 조 작가는 그 이상의 내밀한 부분까지 관찰해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기억하게 한다.
카메라의 눈이 보이지 못하는 형태, 보이지 않는 색을 포착해 자연스러운 실루엣으로 마치 수묵화가 보여주는 먹의 농담변화처럼 드러내고 있다. 사라지는 순간을 포착해 고착시키고, 기억을 보존하려는 작가의 심안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작품들은 자연대상의 구성요소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연을 감싸고 있는 대기의 변화와 빛의 변모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되는 대상을 신비스러운 실루엣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대상의 외각을 흐리게 서정적인 시적기능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 보는 이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조상민 작가는 이번 작품을 모두 중형필름으로 작업하고 파이버베이스 인화지에 직접 인화한 젤라틴 실버프린트를 했다. 작품을 통해 정통 흑백사진의 깊이와 함께 사진적 해석과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관을 느낄 수 있다.
사진집을 통해 작품을 평론한 치바 시게오 일본 츄부 대학 교수는 "우리가 바다와 숲의 외곽만 볼 때 저상민은 바다와 숲의 풍경 안에 진짜 자연을 보려 하고 있다"면서 "자연이란 진짜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작가의 사진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작품 평론가인 박영택(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는 "조 작가는 전통적인 촬영과 인화과정을 고수하면서도 회화적 앵글과 흑백의 섬세한 화면을 통해 이른바 '동양적인 감수성'이라 칭할만한 분위기를 건져 올린다"면서 "자연으로 인해 형성된 미적 경험일 것이다, 그 경험의 근원에는 동양인의 자연관과 심미관이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집에 나오는 작품들은 오는 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LEE C GALLERY(리 시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저자 조상민 작가는 일본대학 에술학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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