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이하 교단총회공대위)는 8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2013 교단총회 참관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4개 교단 총회를 대상으로 직장인, 학생, 주부, 자영업자, 목회자, 평신도 등 30명으로 '교단 총회 참관단'을 구성해 총회 전 과정을 모니터하고 분석, 평가해 이날 발표했다.
평가 내용은 안건의 내용과 민주적·성실성에 기초한 총회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특히 이번 총회에서 이슈가 된 세습방지법(담임목사직 대물림 방지법) 통과 외 목회자윤리강령 제정,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대한 평가는 관심을 끌었다.
■ 교단총회 최대 성과는 '교회세습 방지법' 통과
참관단이 모니터링한 교단 중 이번 총회에서 '교회세습 방지법'이 법제화까지 된 교단은 '기장'이다. 통합은 98회기부터 바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차기 총회에서 헌법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합동은 세습이 불가능하다는 결의는 됐으나 법 제정이나 구체적인 연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고신은 세습의 신학적 문제점과 교단 내 실태조사를 위해 신학대학원에 맡겨 1년간 연구하고 다음 총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날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목사)를 대표해 논평을 발표한 바른교회아카데미 조정호 간사는 "장로교회의 주요 교단들이 교회 세습 금지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회복함으로써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우상숭배적인 행위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며 "오늘날 한국교회 현실에서 교회 세습이 교회의 공공성 상실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만큼, 예장 합동과 고신은 교회 세습 금지에 대한 교단 차원의 보다 강력한 구속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교단총회공대위는 "통합, 기장의 세습방지법 제정은 한국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소중한 발판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 기독교 신뢰도 향상 위한 '목회자윤리강령' 제정…합동은 '부결' 통합은 '가결'
교단총회공대위는 목회자들의 교회 재정 횡령, 성범죄, 논문 표절 등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 기독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기독교가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는 지경에 놓여 '목회자윤리강령' 제정 여부에도 주목했다.
합동은 96회기, 97회기에 이어 올해로 3년째 목회자윤리강령 제정 안건이 상정됐으나 기각됐다. 목회자 윤리강령 채택으로 그동안 부정적으로 비춰졌던 교단의 이미지가 쇄신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윤리 강령의 문구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목회자의 비윤리적 문제에 대한 교육, 조사, 처벌, 상담할 목회자윤리강령 실천위원회를 조직해 달라는 헌의도 상정됐으나 기각됐다.
교단총회공대위는 "합동은 지난 96회 총회에서 성범죄, 교회재정 횡령, 설교 표절 등을 중단하고 목회자의 윤리를 회복하고자 하는 '자성과 쇄신'의 발로로 목회자윤리강령 제정을 상정했다"며 "합동이 윤리 강령과 선언문을 통해 목회자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고 실추된 교단의 자정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놓쳐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반면 "통합의 목회자 윤리지침 제정 가결은 매우 환영할만일"이라고 평가하며 "목회자의 윤리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해 모범적인 지침 제정으로 한국교회와 타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양성평등' 위한 제도 개선은 아직 갈길 멀어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 개선은 통합에서 총회와 65개 노회에 여성위원회 신설이 채택됐으나 여성 총대 의무화는 기각됐다. 합동은 3년 한시적으로 해외 오지에서만 여선교사 성례권을 인정하기로 결의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기장은 여성 총대 의무화는 잘 지켜지고 있으나 50명 선에서 멈춘 여성 총대수의 증원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된다"며 "여성들을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도록 이끌기 위해 여성 총대수 증원에 대한 총회 차원의 정책과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작년과 동일한 14명의 여성 총대를 세웠고, 기장은 작년보다 감소하여 50명의 여성 총대가 세워졌다"며 "전체 총대수 1500명, 724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통합이 여성위원회를 설치하고 총회 기간에 양성평등의식 확산을 위한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등은 매우 소중한 노력이다"며 "여성 안수를 주지 않는 합동과 고신은 진지하게 여성 안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빠른 시일 내에 여성 안수 제도를 실시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 총회 회의 진행·운영은 예장 고신·통합 '긍정적'…합동 '부정적' 평가
총회 회의 진행과 운영에 대해서는 고신이 총회 한달 전에 헌의안이 담긴 문건을 우편으로 총대에게 발송해 회의 진행 사항을 숙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과 통합이 녹색총회 캠페인을 실시한 것이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장 합동에 대해서 교단총회공대위는 "합동은 의장이 독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총대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총회 마지막 날 한 총대도 총회장에게 일방적 정회, 인사 강요, 의장 곁에 가까이 가서 속닥속닥하는 행위 등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다. 그 총대는 존경과 권위는 교회의 크기, 직책, 나이 때문에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는데 이 조언에 잘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외 참관단으로 활동한 서동진 전도사(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한은혜 학생(노원나눔의집 교사)의 발언도 진행됐다.
이날 발표한 참관 결과 보고서는 각 교단에 전달되며 교단총회공대위는 오는 11월 23일 열리는 감리교 입법총회 참관 활동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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