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외 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해선 기상이변이 없으면 4%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클럽 초청강연에서 "(정부가) 현재로서는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좀 더 지나면 정확한 전망을 다시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체적으로 하방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원론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월3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0%에서 4.5%로 하향조정했으나, 이후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대외경제 부문에서 기인한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 상태다.
박 장관은 "국내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하방위험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수요는 일자리와 소득증가세에 의해 어쩌면 수출보다 성장부문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역시 대외경제 쪽에서의 위험이 얼마나 투영될 것인가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 직후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른 연구기관이나 투자은행(IB)들이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그 영향이 얼마나 될지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물가에 대해서는 9월 이후부터 안정돼 올해 상승률 전망치인 4.0%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0%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위험이 있다면 약간 높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상이변이 없다면 4.0%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8월 중반까지 비가 계속 내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8월중 물가상승률을 높이는데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은 9월부터 3%대로 진정돼 연말까지 3% 중반 또는 초반으로 간다면 4.0%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취업자 수 33만명 증가 예상에 대해서는 "고용은 초과달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고, 16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에 대해서는 "경상수지는 그런대로 목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상당히 견고하지만 8월은 그동안 연례적으로 보더라도 계절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8월에는 비가 많이 온 영향 등을 합쳐 일시적으로 수출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지만 9월에는 다시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 장관은 9월 초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각종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통계가 오해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려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