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이슬람주의 테러가 지난 주말 케냐와 파키스탄에서 발생, 대규모의 사상자를 낳는 참극을 빚었다.
22일(현지시각) 케냐에서는 알카에다 유관단체로 규정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Al-Shabaab)가 수도인 나이로비 내의 대형 쇼핑몰에서 총기 테러를 감행, 이로 인해 현재까지 68명이 숨지고 2백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는 한국인 여성 1명도 포함되어 있다.
테러범들은 한국 시각으로 오전 현재까지도 현지 군경과 대치 중으로, 이들이 인질로 삼고 있는 수십 명은 거의 비무슬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한 생존자들은 테러범들이 무슬림들을 먼저 쇼핑몰 밖으로 내보냈다고 증언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현재 소말리아 남부 지역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소말리아 과도 정부 전복과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테러 단체다.
이들은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에서의 이슬람주의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기 위해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경멸스러운 범법자들의 비열한 행위"라고 규탄하고 "이들에게 반드시 고통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케냐 국가재난센터는 현재 테러범들과의 교전이 진행 중이며 당국 병력이 더욱 우세한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한 조만간 인질 구출 작전이 시작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한편 22일(현지시각)에는 파키스탄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사망자가 75명에 이르렀다. 특히 교회를 겨냥한 테러로 사망자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타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날 파키스탄 북부 도시인 페샤와르의 한 교회 앞에서는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교인들 가운데서 연쇄적으로 자살폭탄이 터지면서 평화롭던 장소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사체로 뒤덮였다. 1883년 지어진 이 교회는 현지에서도 유서 깊은 교회로 손꼽히고 있다.
현지 탈레반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이 부족지역에서 드론(무인기)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비무슬림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파키스탄 정계는 한 목소리로 이번 자살폭탄 테러를 "극악무도한 범죄"로 비난하고 있으며, "이번 테러 행위야말로 최근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탈레반과의 협상 시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 기독교계는 이번 테러 공격 소식이 전해진 이래로 이에 항의하며 현지 최대 도시인 카라치와 라호르, 파이살라바드, 물탄 등지에서 테러 행위에 맞서는 정부의 무력함을 규탄하는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한편 타임지는 이번 테러가 발생한 페샤와르 지역에서는 작년에도 교회를 대상으로 테러가 발생했으며, 최근 몇년간 파키스탄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테러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소수종교인들의 박해에 악용되어 온 사실상 이슬람 모독 금지법인 신성모독법을 없애기 위한 운동에 기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슬람주의자들의 보복성 공격의 피해를 입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1년에는 신성모독법 폐지를 주장하던 기독교인 샤바즈 바티 장관이 총격을 받아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