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11일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우편향 논란과 관련, 검정승인 취소를 요구하며 서남수 교육부장관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키로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뉴라이트가 아니라 라이트에도 속하지 않는 롱(wrong)라이트고 올드(old)라이트다. 잘못된 함량미달의 오류투성이 역사교과서를 신속하게 정정조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이런 수준 미달 교과서가 어떻게 통과됐냐는 것이다. 페이지 넘길 때마다 오류투성이인 책이 어떻게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국사편찬위원장은 마땅히 책임지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혜자 최고위원도 "전문가들은 교학사의 역사교과서가 그동안 800건 넘는 수정을 했지만 여전히 1차 심사에서도 사실관계가 오류이거나 편파적인 해석이 298건에 이른다고 밝혔다"며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이런 엉터리 교과서가 검정 통과하게 된 건지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교학사 교과서는 이승만 영웅전이고 박정희 독재미화전이다. 또 식민사관에 기댄 한국판 후쇼사 교과서에 불과하다. MB정권으로부터 시작된 역사공격의 총결정판이고 국기문란 교과서"라고 혹평했다.
그는 또 "박근혜정부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헌법과 대한민국 역사부정의 공범이 되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즉각 교학사의 역사교과서 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오늘 11시께 민주당 교문위원들과 함께 교육부장관을 항의방문하겠다"고 일정을 예고했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교학사는 친일독재 찬양교과서다. 받아들일 수 없다. 교육부 장관은 역사교과서 승인 즉각 취소하라. 그렇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포함해 법률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같은당 박홍근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일부 사진을 인용하면서 엉뚱한 출처를 표기하거나 원작자의 워터마크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중 일부 사진의 경우 출처가 연합뉴스임에도 불구하고 구글로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표절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위키피디아의 경우에는 총 17군데에서 인용했는데 이 때 출처명을 '위키디피아'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도 교학사의 한국사대사전을 분석한 결과 한국사 교과서와 유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한국사대사전과 관련,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사건, 5·18 민주화 항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사실 은폐와 왜곡이 심하고 김성수·이승만·박정희 등 인물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했다. 우편향의 기조가 한국사대사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민들이 믿고 보는 사전이나 학생을 가르치는 교재로 쓰이는 교과서가 편향된 시각을 제공하는 것도 문제지만 객관적인 사실까지도 왜곡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반체제적인 교과서이자 역사 왜곡의 주범인 교학사 교과서는 당장 검정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