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그리스도인에게 힘과 안정을 줬던 진리이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말이 마치 외국어처럼, 고대어처럼 돼 버렸다.”
20세기 탁월한 성경연구가 중 한 사람이자 철저한 칼빈주의 전도자 아더 핑크(Arthur W. Pink)의 <하나님의 주권(The Sovereignty of God·요단)>이 출간됐다. 그가 100년 전에 했던 이 말은 지금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자는 모든 권위를 해체하고 ‘불변의 진리’란 없다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꼴통’으로 불릴만 한 강력한 도전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핑크는 하나님의 주권이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왕권, 신성을 의미하고, ‘하나님이 하나님이시라는 선언’이라고 말한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주권은 절대적이고 불가항력적이며 무한하다. 그 말은 우주를 자기 뜻대로 다스릴 그분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 권리는 진흙으로 무엇이든 자신이 선택한 형상을 만드는 토기장이의 권리이다. 주권은 하나님 전체의 특징이고, 하나님은 자신의 모든 성품을 주권적으로 드러내시고 능력을 행하신다.
하나님은 자비와 은혜, 나아가 사랑도 주권적으로 베푸신다. 하나님은 자신이 사랑하기로 선택한 자를 다 사랑하시지만, 모두 다 사랑하지는 않으신다. 마귀를 사랑하시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타락한 인간을 사랑하시는 까닭은 순전히 그분의 기쁜 뜻에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그렇지 못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동정의 사랑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전혀 근거없는 구분이며 창작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은 온 인류를 구원하려 최선을 다하고 계시지만, 대다수 인간은 하나님이 자신을 구원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창조자가 무기력하고 피조물이 전능하다고 주장하고, 마귀를 탓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만약 사탄이 하나님의 목적을 좌절시키고 있다면, 마귀가 전능하고 하나님은 더는 지존자가 아니다”며 “창조자의 본래 계획이 죄 때문에 어긋났다고 단언한다면 이는 하나님을 폐위하는 짓이고, 하나님은 자신의 뜻과 본성 외에 어느 규범이나 법 아래 있지 않으며, 오직 자신에게만 해명할 책임이 있고 자기 일을 누구에게도 설명할 의무가 없다”고 맞선다.
핑크는 창조와 통치, 구원과 유기(遺棄), 실행과 기도, 인간의 의지와 책임, 우리의 태도 등 하나님의 주권에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을 살핀다.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단어 자체에 압도되거나 반감을 갖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주권은 폭군의 독재 전횡적 주권이 아니라, 무한히 지혜롭고 선하신 분이 행하시는 뜻”이라며 “하나님은 무한히 지혜롭기 때문에 오류를 범하지 않으시고, 무한히 의롭기 때문에 그릇 행하지 않으신다”고 답한다.
하나님의 주권 교리의 가치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성품을 더 깊이 존숭하게 한다 △측량 못할 하나님의 지혜의 깊이를 드러낸다 △하나님의 뜻이 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은혜를 확대한다 △모든 참 종교의 견고한 기초다 △죽은 행실에 의한 구원이라는 이단사설을 거부한다 △피조물로 깊이 겸손하게 한다 △절대적 안전감을 준다 △슬플 때 위로를 준다 △즐겁게 내어맡기려는 마음을 준다 △찬양하게 한다 △악에 대한 선의 최종 승리를 보장한다 △마음의 안식처를 준다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경건한 두려움과 절대 복종, 완전한 내어맡김과 복종 등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하나님의 주권ㅣ아더 핑크 지음ㅣ전의우 역음ㅣ요단ㅣ420쪽ㅣ1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