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의 후임으로 추천된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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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창의력과 혁신으로 애플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던 스티브 잡스가 24일(현지시간) 돌연 CEO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앞으로 애플을 이끌 후임자인 팀 쿡(Tim Cook.50)에게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잡스의 밑에서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생산과 판매 등 일상적인 경영업무를 총괄해왔던 쿡은 지난 2004년과 2009년, 그리고 올해 초 등 잡스가 3차례에 걸쳐 건강문제로 자리를 비운 사이 애플의 경영을 맡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된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의 이사회가 발표한 성명에서 "쿡이 차기 CEO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힘을 실어준 것도 그의 경영능력이 이미 검증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잡스가 여러 차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애플이 쿡의 진두지휘하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판매에서 성공 신화를 이어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쿡은 1982년 오번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988년 듀크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졸업 후 컴팩을 거쳐 1997년 애플에 합류했으며 2007년 1월부터 애플의 COO를 맡아왔다.
독선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잡스와 달리 쿡은 '남부 신사'라는 별명처럼 공손하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알려졌다.
잡스는 민첩하고 화도 잘 내는 성격이지만, 쿡은 부하 직원들에게 예의 바르고 부드럽게 말하며 신중한 스타일이어서 두 사람이 정 반대의 성격을 보인다는 것이다.
애플 스티브 잡스 사임, 후임은 팀 쿡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24일(현지시각)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CEO직에서 사임을 한다고 발표했다.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경영을 맡을 후임 CEO로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사진은 2007년 8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촬영된 스티브 잡스(오른쪽)와 팀 쿡(왼쪽)의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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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쿡은 이런 외부의 평가와 달리 올해 초 실적 발표 행사장에서 경쟁사의 제품에 대해 '해괴하고', '증기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등의 독설을 퍼붓기도 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그가 잡스의 스타일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쿡은 새벽 4시30분에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전화 회의를 소집해 다음 업무를 준비할 정도로 일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전하는 일화에 따르면 쿡은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해외 출장을 가도 현지도착 직후 휴식 없이 곧바로 10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주재하곤 한다는 것이다.
쿡은 하이킹과 사이클 타기를 좋아하고 시간만 나면 체육관을 찾는 '운동 마니아'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스티브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할 때 앞으로 쿡이 잡스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냐는 좀 더 지켜볼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스가 독창적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혁신으로 애플의 성공신화를 주도한 것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를 대신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의 이런 시각을 반영하듯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의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5% 넘게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