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기독교 지도자들은 미국의 시리아 사태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국제 기독교 연합기구의 대표가 전했다.
세계복음연맹(WEA)의 제프 터니클리프 국제총재는 최근 백악관과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서 "대부분의 중동 기독교 지도자들은 미국의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군사 작전이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이 문제에 관한 중동 지역 기독교 지도자들은 견해는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은 이미 차기 정권이 이슬람 정권이 될 것이며 기독교인들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위협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5일(현지시간) 현재 요르단 암만에서 개최 중인 종교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가 주최하는 이 컨퍼런스에는 릭 워렌 목사를 비롯해 기독교 영화 제작자 로마 다우니와 마크 버넷 등 미국 기독교 인사들과 중동 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이 컨퍼런스에서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고난에 관해서 연설한 뒤에, 이 같은 서한을 공식 발표했다.
■ 미국, 군사개입 불가피…현지 기독교 지도자들, 현정보다 다음 정권이 더 우려돼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21일 시리아 정부가 민간을 대상으로 화학 무기 공격을 감행한 이래로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이 불가피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시리아 정권에 맞서고 있는 반군 세력은 완전한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현 정권이 축출될 경우 현지 기독교인들은 더 극심한 박해라는 미래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중동 지역 기독교 지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군사 개입에 대한 미 의회 동의를 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견해가 우세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미국의 40여 교단 소속 4만5천여 교회가 가입되어 있는 전미복음주의협회(NAE) 소속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62.5%가 미국의 시리아 사태에 대한 개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NAE의 리스 앤더슨 회장은 시리아 사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도'임을 강조하며, "성경은 우리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리아의 지도자들을 우리의 기도 대상에 포함시킬 때다. 우리가 기도할 제목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평화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