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 진출한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삼성반도체 직원의 산재사망 논란을 다룬 홍리경 감독의 다큐영상 '한 아버지의 시위(A Father's Protest)'를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26분 분량의 이 다큐물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당시 23세)씨의 사연을 다룬 것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 27일 전 세계의 신선한 관점을 가진 필름을 선정하는 '뷰파인더' 코너를 통해 이 다큐물을 선보이는 한편 홈페이지 전면(www.aljazeera.com)에 영상 배너를 게시하고 있다.
황상기 씨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딸 유미의 사인이 작업환경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6년째 삼성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속초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그는 삼성반도체 공장 등에서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 서울과 속초를 오간다.
황 씨는 "우리 가족은 백혈병의 병력이 전혀 없었다"면서 딸이 고등학교 졸업 무렵부터 2년 가까이 반도체 공장에 근무하면서 독성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죽었다고 믿고 있다.
홍 감독은 '제작자의 관점'을 통해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급업체이고 삼성의 휴대전화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삼성의 성공 뒤에는 3교대로 24시간 운영되는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유미처럼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라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이 다큐 영상이 딸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받는 아버지가 더 이상의 산재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싸우는 감동적인 여정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