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   ©올댓스포츠

'피겨여왕' 김연아(23)가 뮤지컬 곡과 탱고 곡을 들고 현역 생활 마지막 무대인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선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아가 2013~2014시즌 쇼프트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 사용할 곡을 발표했다.

김연아는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에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를 주제곡으로 사용하며 프리스케이팅은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배경으로 연기를 펼친다.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스위니 토드'로 유명한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곡이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1973년 초연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다.

'올댓스포츠'는 "로맨틱하면서도 슬픔을 담고 있는 곡"이라며 "김연아의 감동적이고 우아한 연기를 기대케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 사용될 '아디오스 노니노'는 아르헨티나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이다. 피아졸라는 이 곡을 시작으로 탱고에 클래식을 접목한 '누에보 탱고'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했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1959년 작곡된 이후 여러 차례 편곡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곡이다. '올댓스포츠'는 "열정적인 가운데서도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탱고 곡"이라고 전했다.

김연아가 탱고 곡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시니어 데뷔 시즌이었던 2006~2007시즌 '록산느의 탱고'를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사용했다. '록산느의 탱고'를 들고나온 김연아는 당시 그랑프리파이널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차지하며 '피겨 전설'을 향한 첫 발을 뗐다.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의 처음을 함께 했던 탱고로 현역으로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

김연아는 지난해 8월 아이스쇼에서 2007년 이후 5년 만에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이며 초심을 돌아본 바 있다.

탱고로 시작해 탱고로 끝을 맺게 된 김연아는 그간 고집하던 패턴에 변화를 줬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이후 '죽음의 무도', '제임스 본드 메들리', '뱀파이어의 키스' 등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의 곡을 쇼트프로그램으로,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나 '레미제라블' 등 우아하고 감동적인 음악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선택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정적인 느낌의 곡을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강렬한 분위기의 탱고 곡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곡으로 선택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대해 "여주인공이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로, 이전에 이 음악을 들었을 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선곡 과정 중 문득 이 곡이 떠올랐다. 이 곡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최종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프리스케이팅 곡은 쇼트프로그램과 정반대 스타일의 탱고 음악"이라고 말한 김연아는 "워낙 유명하고, 내가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탱고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했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어렵고 힘든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지지만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 프로그램인 만큼 그동안 스케이팅을 하고 싶었던 음악을 선곡하게 돼 기쁘다. 멋진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연아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5~6년 전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처음 들었을 때 김연아가 이 곡에 맞춰 스케이팅을 하는 것을 그려본 적이 있다"며 "이번에 김연아가 이 곡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김연아의 파워풀하고 서정적인 연기 스타일에 딱 맞춘 듯한 곡"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아디오스 노니노'는 강한 느낌의 곡이다. 이 편곡은 내가 안무가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며 "누구도 쉽게 연기로 표현하기 힘든 곡이다. 이 곡을 연기로 표현할 선수는 오직 김연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팬들이 '레미제라블'을 너무 사랑해주셔서 올림픽 시즌에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할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랬던 김연아가 '초심'과 함께 들고나올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어떤 변신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김연아는 10월25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뉴브런즈위크주 세인트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와 11월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5차 대회 '트로피 봉파르'에 출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예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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