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진영인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진보로 위장한 종북 친공산주의 세력간의 대결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요즘 대한민국 정계의 혼란은'체제전쟁'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각 정당마다 국민과 국가를 우선시 하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바, 정치철학의 본질은 자유와 평등과 정의와 법치일 것이다.
지난 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말하길, "우리 당이 우리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고 막으려는 순간 속된 말로 자신이 엿됐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는 정치체제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란 말도 학생들에게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진짜 보수정치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믿음을 가지고 정치한다며, 계엄을 자신이 막음으로써 같은 연령의 청년 대학생들과 군경들의 충돌을 막을 수 있었단 자부심을 표명하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학생들에게 고등학교때 니코스키 카잔차키스의 책을 섭렵했다며 그중 제일 좋아했던 책이 "그리스인 조르바"였고 주인공 조르바의 자유분방한 삶이 구가하는 '진짜 자유'에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필자도 괴테에 심취한 한 지인의 추천으로 뒤늦게 그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기에 한 대표의 말이 꽤나 당혹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카잔차키스는 오스만 제국의 통치를 받던 그리스의 크레타 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그리스 정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으나 이십대에 니체에 매료되어 니체와 관련된 법학박사 학위 논문을 썼으니, 필자의 최근 책인 "횔덜린니체고흐1부"에서 전격 다룬 바, 그의 그리스도 신앙이 인본주의적 종교관으로 경도 되었음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카잔차키스는 1, 2차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니체 외에도 프로이트, 불교, 레닌 공산주의의 영향을 깊히 받게 되었는데, 이것들은 그리스 고전과 함께 자유주의 신학에서 현대신학을 거쳐 해체와 세속적 신학을 구성하는 근간 바퀴들이라 할 수 있다. 그 절정이 "최후의 유혹"으로 피어오른 것이 아니런가...!
예수와 붓다를 물질로부터의 자유를 쟁취한 초인으로 보고 그 자신의 삶을 그러한 초인의 길로 나아가는 연속적인 자유의 여정으로 여긴 카잔차키스의 자유관은, 현실 정치에선 민주주의를 수단으로 사회주의를 목표로 삼는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도록 모든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전세계화를 꿈꿨다고 한다.
한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하지만 자긴 계엄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라 생각해서 계엄을 저지했다며 자신의 '자유'의 개념을 밝혔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자유'란 진영논리를 초월한 보편타당한 가치로서 다른 가치들 보다 우선적으로 최소한 국가가 법으로 보장해야만 하는 가치란 것이다. 그는 프랑스의 고전 경제학자인 프레데릭 바스티아의 견해를 인용하여 말하길, "특정한 목적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허용할때 공동체에 큰 해악을 가져온단 믿음"이라며 이것이 자신이 고수하고 있는 보수정치의 핵심이란 것이다.
한 대표의 위와 같은 자유관은 그러나 개별적이고 특수한 국가 사회적 정황에서-한국과 같은 분단국가-죄성에 뿌리를 둔 인간의 불완전성과 그것이 초래할 수 있는 큰 해악의 징후를 포착함에 있어서, 국가사회가 블가피하게 직면할 수도 있는, 긴박하고 용단적인 '경우의 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말하자면, 니체나 마르크스식 철저한 인본주의(인간 맹신주의)에 기반한 낭만주의적이고 이상주의적 사상의 발로가 아닌가 우려되는 면이 있다.
세계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정립되지 않은 불완전한 정치리더의 리더십 역시 위험한 요소를 내포한 것이다.
정치사회에서 '진영논리'라 일컫는 보수나 진보의 구호인 '자유와 평등'의 근간은 모두 성경에 기초한 것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성경말씀(신5:32)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란 의미이지, 좌파나 우파로 치우치지 말란 의미와는 별개의 뜻이다. 현 한국의 상황은 좌파나 우파 이전에 야당의 중심 사상을 심히 경계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러 오셨다고 말씀하신 동시에 '검'을 주러 오셨다고 말씀하셨다(마10:34). 크리스찬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의 군사'이다(딤후2:3-4). 크리스찬은 인본주의적 자신감으로 충만하여 니체나 공산주의나 카잔차스키적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부르짖는 자들이 아니다.
크리스찬은 '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진리의 말씀'이 지닌 능력을 힘입어, 체제의 이름으로 포장된 '어둠의 영'에 대적함으로써 개인과 나라를 결박하는 멍에와 흉악의 결박을 풀기위해 피흘리기까지 싸우고(히12:4) 구원에 이르는 자유를 쟁취하고 은혜의 자유를 누리길 소망하는 자들이다.
전쟁 후 그리스의 소수 좌파 정당의 임시 지도자였고, 그리스-소련 우호 연합의 창립멤버 중 한 명이었던 카잔차키스가 종국엔, 그리스의 우파로부터 "부도덕한" "볼셰비키 문제아"나 '러시아 요원"이라고 비난을 받고, 또 그리스 공산당과 소련으로 부턴 "부르주아" 사상가로 불신을 받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의 사후, 중국 공산당으로부턴 "위대한 작가"이자 "평화의 신봉자"로 추대받았다는 사실은 한국의 현 진보정당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가치가 있다.
애석한 것은 소시적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심을 가졌던 많은 총명한 인물들이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인본주의에 경도되어 그만 순수한 참 그리스도 신앙을 잃고 영적인 미로에 갇혀 방황 속에 인생을 마쳤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횔덜린니체고흐1부"는 이에 대한 경계성 애가이다. 부족하나마 청년들을 비롯해 한 대표와 좌파 리더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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